‘대만 야구, 왜 이러나.’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한때 한국, 일본을 강력하게 위협했던 대만 야구가 아시아지역 최하위권인 중국에 마저 잇달아 고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때마침 승부조작 파문 후유증으로 또다시 한 팀이 해산하는 등 대만 프로야구는 전체적인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대만 대표로 나선 퉁이 라이온스는 13일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중국 텐진 라이온스와의 개막전에서 9회초까지 3-4로 끌려가다 9회말 동점 후 판우시옹의 끝내기 3점포로 7-4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승부치기’ 끝에 중국에 패해 망신을 샀던 아픔을 또다시 되풀이할 뻔 했다. 퉁이는 대만프로리그에서 전통을 갖춘 가장 강한 팀. 퉁이가 중국세미프로리그 우승팀 텐진에 이렇게까지 고전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을 정도로 9회말 역전승은 의외의 결과였다. 2회초 1사 후 연속 4안타를 얻어맞으며 3점을 먼저 내준 퉁이는 고질적인 수비 허점까지 드러냈다. 4회 1사 1루에서 유격수 왕쩌쑹이 텐진 7번 타자 왕징차오가 친 평범한 내야 땅볼을 잡아 서둘러 2루로 던지다 공이 뒤로 빠지는 등 엉성한 수비로 위기를 자초했다. 한편 승부조작 파문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대만 프로야구는 결국 1년 사이에 6개 팀에서 4개 팀으로 줄어들게 됐다. 디미디어 티렉스가 대만프로야구연맹(CPBL)에 제명을 당하며 퇴출된 데 이어 최근에는 중신 웨일스가 전격 해산을 선언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1999년 창단된 중신이 내년 2월 창단 10주년을 앞두고 갑자기 해체하기로 한 것은 지난 9월 터진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이 있다. 9월 9일 디미디어와 중신 웨일스간 경기를 앞두고 양팀이 승부조작에 관계된 전화통화를 한 내용이 검찰의 손에 넘어가며 대만은 한동안 승부조작 추문에 휩싸였다. 디미디어는 사건 직후 대만프로야구연맹(CPBL)으로부터 제명됐고, 중신은 결국 시즌을 끝내고 해산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중신 선수들은 드래프트를 거쳐 나머지 4개 구단에 흡수될 예정. 대만 프로야구계에서 승부조작 파문이 터진 것은 1998년과 2005년에 이어 이번이 벌써 세번째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