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한복판에 대한민국의 함성이 울려퍼진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15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도하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카타르대표팀과 평가전을 갖는다. 이번 평가전은 오는 20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을 앞두고 허정무호의 전력을 시험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사막의 모래바람이 거센 중동 한복판이지만 외로운 싸움을 펼치지는 않게 됐다. 이슬람 문화권의 휴일인 금요일에 경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도하의 금요일은 한국의 일요일과 마찬가지로 관공서가 문을 닫고 직장인들도 근교에서 휴식을 즐긴다. 2500명에 달하는 도하 현지 한국 상사 및 건설업체 직원들과 교민들은 허정무호의 당도 소식에 열띤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다. 배구 지도자 출신으로 도하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문광희씨는 "오늘은 휴일이어서 도하에 있는 한인 대부분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슬람 휴일의 유래는 선지자 무하마드가 이슬람교를 창시한 6세기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무하마드는 이슬람의 공동체 의식을 키우기 위해 신자들에게 집단예배를 장려했다. 무하마드가 선교활동을 펼치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디나에는 금요일날 장이 섰고, 그는 수많은 이들 앞에서 설교할 수 있는 금요일을 집단 예배일로 택했다. 이같은 전통은 무하마드 사후 현재까지 이어져 ´금요일=휴일´의 등식이 성립했고, 이슬람인들은 금요일 오전 삼삼오오 모스크에 모여 경건한 예배를 진행한다. 카타르와의 평가전을 앞둔 이날 오전 거리도 한산한 분위기 속에 현지인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모스크로 향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이국 땅의 낯설은 풍경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였던 허정무호는 생각지도 못한 현지 풍습으로 인해 든든한 원군을 얻게 됐다. 【도하(카타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