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울산-전북‘집안싸움’

입력 2008-11-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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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현대家박터지는날’…선수주고받던인연서승부치고받는악연…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불리는 ‘현대가(家)’의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26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2008 K리그 준플레이오프를 갖는다. 한 때 필요한 선수를 주고받으며 두터운 애정을 과시했던 두 구단이지만 최근에는 만나기만 하면 혈투를 벌일 정도로 경쟁의식이 가득하다. 준PO를 앞두고도 울산과 전북 모두 “절대로 질 수 없는 상대”라며 이를 악물고 있다. ○선수 트레이드는 화기애애 울산과 전북은 유독 트레이드를 많이 성사시켰다. 2000년대 들어 핵심 선수들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자주 했는데, 서로 필요한 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해 베스트11에 포함된 선수들을 주고받았다. 2006년 초 울산은 김형범을 내주고, 박동혁과 박규선을 전북에서 영입했다. 박규선은 2003년 울산에서 전북으로 트레이드됐던 선수였다. 2006시즌을 마친 뒤에는 전북이 임유환을 내주고 울산의 유망주로 꼽혔던 최광희를 데려갔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 울산은 염기훈을 영입하고, 정경호와 임유환을 전북으로 보냈다. 특히 박규선과 임유환은 트레이드를 통해 울산과 전북을 오가며 플레이했다. 이러다보니 다른 구단들로부터 “현대가 끼리 서로 도와주기를 한다”며 시샘 어린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성적 때문에 벌어진 틈 이렇게 사이가 좋았던 울산과 전북이지만 성적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한 치의 양보도 허용되지 않는 프로 세계에서 양립하기 힘든 사이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2006년 수퍼컵에서 만난 양 팀은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결국 울산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이 때까지만 해도 등 돌릴 사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2006년 컵 대회에서 울산은 상승세를 타다가 전북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성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는데, 이 후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렸다. 절정은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 1차전에서 2-3로 패한 전북은 2차전 울산 원정에서 4-1로 대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울산 선수들은 요즘도 그 때 패배에 대해 말할 정도로 후유증이 컸다. 2007년 7월 울산은 정경호와 임유환을 전북에 내주고 염기훈을 데려왔지만, 염기훈이 대표팀 소집 기간동안 부상(피로골절)을 당해 전력 손실이 불가피했다. 당시 울산 관계자들은 ‘당했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전을 앞두고 울산 임종헌 코치는 “우리 선수들이 전북만 만나면 이를 간다. 반드시 꺾어주겠다”고 말했고,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번 시즌 울산에서 좋은 경기를 많이 했다. 자신 있다”며 필승 각오를 전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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