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스포츠클럽]젊은선수들,몸던진노장을잊지마라

입력 2008-12-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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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있고 야구가 있다’는 짧은 메시지를 던지면서 WBC 감독으로 다시 선임된 김인식 감독의 말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가 불편한 몸으로 거둔 1회 대회의 4강 신화는 침체일로에 있던 프로야구계에 큰 힘이 되면서 올림픽 금메달까지 이어져 5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했다. 실제 1회 대회 때 김 감독은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했다. 덕아웃에서 홈플레이트까지 불편하게 걸어가는 거리가 고통스럽고 부담스러운 시간이었다. 다른 나라 감독들이 도열을 위해 나올 때 편안하게 걷거나 가볍게 뛰어나오는 모습과 비교될 수밖에 없었으니…. 실제 미국 대표팀 코칭스태프 중 한명은 ‘너희 감독의 몸이 불편한 것 같은데 괜찮으냐?’며 걱정스런 질문을 해오기도 했다. 요즘 그의 건강이 많이 회복되어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국가대표 감독의 중압감이 그를 짓누를 수밖에 없기에 주변에서 도와줄 일들은 흔쾌히 도와주어야 한다. 김 감독의 말 속에는 야구가 있기에 오늘날의 나도 있고 ,프로야구가 있기에 야구인 가운데 명예와 부를 누리는 사람들이 있지 않느냐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마치 예쁜 꽃을 보면서 느끼는 아름다움도 뿌리가 없으면 불가능 하듯이 야구계도 뿌리를 더 폭넓게 하는데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미래에 대한 걱정도 내포되어 있다. 즉, 누군가는 뿌리를 깊고 튼튼하게 내리는데 희생이 필요하고 그것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곧 대표선수 선발이 이어진다. 병역면제란 큰 동기부여가 없고, 시즌전의 대회라서 부상위험과 컨디션 조절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일부 구단과 선수들 중 교묘한 기피현상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선수들 중 목멘 소리로 감독들도 기피했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는 선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한국야구의 뿌리를 더 깊고 넓게 내리는 가장 큰 몫은 선수들에게 있다. 국가대항전이 주는 영향은 저변확대, 야구 붐 지속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곧바로 내년시즌 관중수와도 직결된다. 이번 대회도 감독의 희생정신이 있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당연히 선수들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프로야구선수는 다른 단체종목보다 이기적 유혹을 피할 수 없는 종목이다. 모든 데이터가 능력으로 평가되고 그 결과에 따라 연봉도 결정된다. 개개인이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팀웍이 조화를 이루어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고 좋은 팀웍 속엔 희생정신이 뒤따라야 한다. 올림픽에서 감동적인 금메달을 따고도 야구계 숙제하나 풀지 못한 채 도리어 스토브리그에서 선수 간 사인 교환이란 악재가 불거져 나와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타 종목의 승부조작과는 판이하게 다르긴 하지만 오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팀보다 자신의 기록만 챙긴다고…. 국가가 있고 야구가 있다는 말을 스토브리그 동안만이라도 야구계가 기억해야할 것이다. 팬들의 사랑은 영원한 게 아니다. 허구연 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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