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스포츠클럽] Mr장,야구판의효녀심청

입력 2008-11-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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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극적인 반전의 묘미는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만든다.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 야구의 승부는 신도 알 수 없다는 말도 끝날 때 까지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특성을 나타낸 말들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국가대표팀은 게임마다 드라마를 보는 듯한 승부로 야구승부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그러한 프로야구계가 아시아시리즈 전후로 히어로즈 장원삼의 트레이드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필자도 ‘아니 장원삼이 삼성으로’란 놀라움 속에 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깜짝 놀랄 트레이드였다는 얘기다. 극적인 드라마가 그라운드에서 자주 전개되는 것은 대환영이지만 장원삼의 경우처럼 많은 사람들과 팬들의 우려를 자아낸 트레이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두 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6구단의 주장처럼 히어로즈 창단 당시 이사회가 5년간 현금트레이드 금지 및 매각금지 약속결정이 사실이라면 향후 전개될 볼썽사나운 모습은 불을 보듯 뻔하고, 첨예한 이해관계가 대립되면서 모처럼 일고 있는 야구중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은 자명하지 않을까. 장원삼의 트레이드가 발표된 날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간판스타였던 니오카가 니혼햄으로 트레이드됐고, 뉴욕 양키스는 윌슨 베테밋과 2명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주고 닉 스위셔와 마이너리그 투수 한명을 데려온 2:3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삼성, 요미우리, 양키스 세팀 모두 자금력이 가장 풍부한 구단이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요미우리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니오카는 성적부진과 부상도 있지만 여자 아나운서와의 스캔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양키스의 경우엔 부자구단답게 즉시 전력감 확보에 비중을 둔 메이저리그의 전형적인 부자구단 트레이드였다. 삼성의 경우도 KBO에 문의를 한 후 현금 30억원에 트레이드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외관상 별문제가 없는 듯한 트레이드로 볼 수 있다. 우리는 MLB처럼 현금 트레이드 한도액이 명문화되어있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히어로즈와 KBO, 6개 구단과의 관계다. 6개 구단이 약속 불이행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정상적 트레이드로 간주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분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히어로즈의 이미지도 나빠질 것은 뻔하다. 구단 사장의 말처럼 “재정안정을 위해서이고, 장원삼이 구단에 인사를 하고 울면서 가더라”란 게 사실이라면 올림픽 우승주역 중 한명인 그는 구단을 위해 심청 같은 역할을 한 것과 같다. 전력향상을 위한 트레이드가 아니라 재정압박이 심하다는 걸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네이밍 마케팅이 주 수입원이 되어야할 처지를 감안하면 이번 트레이드가 앞으로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이미지도 나빠질 것을 히어로즈도 뻔히 알면서 실행했으니…. 어쨌든 이번 사태로 히어로즈 운영문제가 스토브리그를 계속 뜨겁게 달굴지도 모른다. KBO를 중심으로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사태수습이 신속하게 이뤄져야만 한다. 신의성실의 약속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도미노 현상이 올 수 있다. 신의성실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정도를 향한 반전의 묘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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