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월드그랑프리결승전] 8인의요코하마대첩…한사내만웃는다

입력 2008-12-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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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쓰러뜨려야 살아남는다.” 세계 최강의 파이터들이 벌이는 별들의 잔치 ‘2008 K-1 월드그랑프리(WGP) 결승전’이 6일 오후 5시 일본 요코하마의 아레나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 최대의 관심사는 세대교체다. 2년간 왕좌를 지켜온 현 챔피언 세미 슐츠(네덜란드)가 16강전에서 탈락하는 이변을 만들면서 3년 만에 새로운 챔피언의 탄생을 앞두고 있다. 16강전에서 세미 슐츠를 꺾고 8강행을 결정지은 ‘벌목꾼’ 피터 아츠(네덜란드)는 ‘악동’ 바다 하리(모로코)를 상대로 네 번째 챔피언 등극을 노린다. 제1경기로 치러져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세 번째 왕좌에 도전하는‘철벽 파이터’ 레미 본야스키(네덜란드)와 ‘무관의 제왕’ 제롬 르 밴너(프랑스)는 제4경기에서 맞붙는다. 두 경기의 승자가 최종 결승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2경기와 3경기는 극진 챔피언 에베우톤 테세이라(브라질)와 에롤 짐머맨(수리남), K-1 최고의 테크니션 루슬란 카라예프(러시아)와 구칸 사키(터키)가 대결을 펼친다. 4경기 모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빅 이벤트다. 8강전 이후 치러지는 다섯 번째 경기로 치러지는 리저브 매치도 흥미진진하다. 최홍만(28)은‘부메랑 훅’ 레이 세포(뉴질랜드)를 상대로 명예회복을 노린다. 지난 9월 서울대회에서 바다 하리를 상대로 잘 싸우고 기권패를 당했던 최홍만이 명예회복을 노릴 수 있는 기회다. 세계 최강의 파이터들이 펼치는 한판 승부는 6일 오후 5시부터 XTM에서 생방송으로 중계된다. 아츠 ‘관록’ VS 하리 ‘패기’  피터 아츠와 바다 하리의 경기는 노련미와 패기의 대결이다.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16강전에서 현 챔피언 세미 슐츠를 꺾고 결승전 티켓을 거머쥔 피터 아츠는 1993년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고 1994년, 1995년에 이어 1998년까지 세 차례 타이틀을 거머쥐며 K-1을 평정한 베테랑.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부상과 슬럼프 등으로 더 이상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첫 상대인 바다 하리를 꺾으면 무난히 결승 진출이 예상된다. 변수는 체력이다. 지난 9월 슐츠와의 대결에서도 2라운드 이후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며 주먹을 뻗는 것조차 버거운 모습을 보였다. 서른여덟의 아츠가 스물셋의 하리를 잡기 위해선 체력부터 보충해야 한다. 바다 하리의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도발을 서슴지 않는 바다 하리는 “피터 아츠가 장기간 1인자의 자리에 있는 것은 K-1의 불명예다. 팬도 같은 선수가 계속 1등이라면 질려버린다”고 독설을 퍼부어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팬들은 이제 새로운 강자를 볼 시간이 왔다”며 자신이 바로 그 주인공임을 강조하고 있다. 바다 하리가 아츠를 꺾고 4강에 진출한다면 챔피언에 오를 8부 능선을 넘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두 사람의 대결은 K-1 팬들이 절대 놓칠 수 없는 최고의 빅 카드다. 본야스키 ‘킥’ VS 밴너 ‘펀치’  본야스키가 발을 쓸 줄 아는 파이터라면, 밴너는 주먹을 쓸 줄 안다. 이번 대결도 화려한 킥과 펀치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본야스키와 밴너는 2006년 네덜란드 대회에서 한 차례 격돌했다. 당시 본야스키는 밴너의 강펀치에 고전했지만 경기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면서 2-0의 판정승을 따냈다. 그러나 경기 후 밴너가 심판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고, 결국 재 채점 결과 판정이 번복되면서 밴너의 승리로 바뀌었다.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승리를 빼앗겼던 본야스키는 이번 결승전에서 확실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내년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밴너의 은퇴시기를 더욱 앞당겨 주겠다”며 밴너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밴너가 쓰러뜨리기에 본야스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KO가 아니고서는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밴너는 공격일변도의 경기를 펼친다. 맞아도 주먹을 뻗는 게 그의 스타일이다. 그래서 팬이 많다. 1995년부터 K-1 무대에 올라 13년 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지만 어네스트 호스트(네덜란드)나 피터 아츠 못지않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팬들이 그에게 바라는 건 왕좌가 아닌 화끈한 타격이다. 그의 강펀치 앞에 숱한 파이터들이 녹다운 됐듯, 이번 대회에서도 그의 강펀치가 작렬되기를 바란다. 최홍만 ‘명예회복’ VS 세포 ‘핵주먹’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 9월 서울대회에서 이해하지 못할 경기포기를 결정했던 최홍만에게 3개월 만에 찾아온 명예회복의 기회다. 당시 바다하리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1차 판정에서 무승부를 이끌어내 박수를 받았던 최홍만이다. 리저브 매치에서 최홍만이 상대할 레이 세포는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의 대전표다. 레이 세포가 누구인가. K-1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다. 어네스트 호스트, 마이크 베르나르도(남아공), 앤드 훅(스위스), 마크 헌트(뉴질랜드) 등 전설적인 파이터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던 K-1의 최고 핵주먹이다. 전성기를 훨씬 넘겼음에도 세포의 주먹은 여전히 거칠다.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르는 그의 부메랑 훅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이다. 만일 최홍만이 세포를 꺾는다면 그동안의 비난을 한꺼번에 잠재울 수 있다. 세포는 주먹은 세지만 체력이 부족하다. 서울대회에 출전했던 세포는 구칸 사키와 상대해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3회전부터는 거의 힘을 쓰지 못했다. 최근 전적도 6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다. 세포와의 대결은 최홍만이 꼬여있는 숙제를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주영로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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