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양준혁(삼성)이 ‘개그맨’으로 변신했다.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홍드로’로 불리는 탤런트 홍수아와 함께 시상자로 나서 콤비로 벌이는 ‘만담’과 ‘몸개그’는 압권이었다.
양준혁이 먼저 “홍수아씨는 매년 이렇게 참석해주니 꼭 식구 같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얼굴이 빨개지면서 수줍어하는 홍수아를 보고 “시구하는 거 보니까 대단하던데 혹시 WBC 후보에 올라갔습니까”라며 재차 ‘말펀치’를 날렸다.
홍수아도 지지 않으려는 듯 “아직 김인식 감독님 전화가 없네요. 일단 열심히 몸 만들겠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양준혁은 능청스럽게 “저도 열심히 몸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답해 홍수아를 그로기 상태로 몰고 갔다.
홍수아는 “젝스키스의 ‘커플’ 노래에 맞춰 춤을 잘 추시던데 한번 보여주시죠”라고 공격했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던 양준혁은 거대한 몸을 이끌고 노래까지 불러가며 깜찍한 율동을 선사했다. 또다시 폭소의 도가니.
양준혁의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를 발표할 때 “제 이름 불러도 되는 겁니까”라고 말해 다시 한번 좌중을 웃겼다. 골든글러브에 ‘개그’ 부문이 있었다면 수상자는 바로 양준혁이 아니었을까.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