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32)의 일본 지바롯데행 추진이 수상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신분조회 신청을 12일 공시했고, 15일 일본야구기구(NPB)에 답신을 보냈는데 18일까지도 진전이 없다. 신분조회 직후 계약이 성사되던 일본행 전례로 볼 때 이례적이다. 일본 소식통을 빌려 김동주의 지바롯데행이 왜 미궁에 빠졌는지 들어봤다. ○밸런타인의 단독 플레이 소문으로만 떠돌던 김동주의 지바롯데행이 구체화된 계기는 일본 스포츠닛폰의 보도 직후였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참가차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머물던 지바롯데 보비 밸런타인 감독이 김동주의 에이전트와 만나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도화선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밸런타인의 관심 표명은 구단 고위층과 교감을 나누지 않은 상태에서 나왔다. 감독의 단독 플레이나 마찬가지다. 왜 지바롯데 구단이 아직까지 움직이지 않는지도 설명이 된다. 소식통은 “지바롯데는 올해 적자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 자금력이 넉넉한 상태가 아니다. 3000만엔 안팎의 보장 연봉 이상을 제시하긴 힘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김동주가 ‘대접’을 원한다면 지바롯데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바롯데가 아니라면? 때문에 한국과 일본 야구계에서는 김동주가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란 예상이 솔솔 피어나고 있다. 일본 소식통은 “김동주의 에이전트가 오릭스와 요코하마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아예 “김동주와 지바롯데는 끝났다고 봐도 된다”고 단언했다. 김동주의 거취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원 소속구단 두산은 갈수록 잔류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남게 되면 섭섭치 않은 대우를 해줄 것”이란 말이 구단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장기계약을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리와 실리를 전부 충족시켜줄 두산이냐, 아니면 평생의 꿈을 좇아 일본으로 가느냐, 김동주가 또다시 갈림길에 섰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