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세계 챔피언 AC 밀란에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유럽이 또다시 우승컵을 가져갔다. 2000년 1회 대회 이후 코린시안스, 상파울루, 인테르나시오날 등 브라질 팀들의 3연승 행진에 완전히 제동이 걸린 것이다. 맨유는 대회 시작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지만 처음부터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다. 엔도 야스히토의 결승골로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를 누르고 올라온 홈팀 감바 오사카였다. 5-3으로 이기긴 했지만 진땀을 흘렸고, 이날의 영웅은 3골을 어시스트한 노장 라이언 긱스였다. 리가 데 퀴토(에콰도르)와의 결승전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수차례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수문장 에드윈 반 데 사르였지만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의 주인공은 후반 28분 결승골을 넣은 루니였고 어시스트를 기록한 호날두가 실버볼을 차지했다. 선발 출장한 박지성은 전반전에 두 번의 득점 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오른쪽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맨유가 경기를 주도하는 데 기여했다. 눈길을 끈 부분은 일본이 2년 연속 3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홈그라운드의 감바는 3위 결정전에서는 파추카(멕시코)를 1-0으로 누르고 지난 대회 우라와 레즈에 이어 아시아 챔피언이 2년 연속 3위를 기록했다. 3번째로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 아프리카 챔피언 알 아흘리(이집트)는 8강전에서 파추카를 상대로 두 골을 먼저 넣고도 2-4로 역전패한 데다 5위 결정전에서도 애들레이드에 0-1로 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클럽 월드컵은 내년부터 중동으로 무대를 옮긴다. 남미와 유럽의 클럽들이 최근 4번의 결승전에 진출해 양강 구도를 이어왔지만, 이번 대회에서 입증됐듯이 대륙간의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혹은 북중미의 챔피언이 다음 대회 결승전에 진출하더라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닐 듯싶다. -FIFA.COM 에디터 -2002 월드컵 때 서울월드컵 경기장 관중안내를 맡으면서 시작된 축구와의 인연. 이후 인터넷에서 축구기사를 쓰며 축구를 종교처럼 믿고 있다.국제축구의 흐름을 꿰뚫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