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만난광주…이유있는선두질주

입력 2009-04-13 15: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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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꼴찌팀 광주 상무 불사조가 프로축구 그라운드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5라운드 광주와 인천의 경기. 4라운드까지 무패가도를 달린 두 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광주는 후반 8분 ‘해결사’ 김명중의 헤딩골로 1-0 신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광주는 2003년 K-리그에 참가한 이후 처음으로 파죽의 3연승 행진을 질주했다. 더불어 광주는 정규리그 4승1패(승점12)로 경기가 없었던 전북 현대(3승1무.승점10)를 밀어내고 리그 성적표 맨 윗줄에 이름을 올렸다. 오랫동안 하위권에 맴돌던 광주의 ‘환골탈태’. 그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 군팀의 한계를 뛰어 넘은 조직력 축구팬들은 매년 스쿼드의 절반 이상이 물갈이 되는 광주가 군팀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안되면 되게 하라’는 불사조 정신도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축구는 오랫동안 호흡을 맞출수록 조직력의 극대화가 이뤄져 전력이 상승되기 때문이다. 광주 상무처럼 구성원이 자주 바뀌는 팀은 조직력을 끌어 올리는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광주는 특별하다. 모래알 조직력이 찰흙처럼 단단해졌다. 마치 오랫동안 한 팀에서 뛴 선수들처럼 유기적인 플레이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입대한 최성국과 2년째 광주에서 뛰고 있는 김명중은 찰떡궁합으로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고 있다. 대전과의 리그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벌써 4승째를 챙겼는데, 두 선수가 각각 3골을 터뜨리며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은 “올 시즌 내부적으로 큰 불안요인이 보이지 않는다. 수비 밸런스부터 최성국과 김명중이 이끄는 최전방 공격까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안정된 조직력을 선두질주의 원인으로 꼽았다. 박 위원은 이어 “선수 개개인의 기량과 스쿼드 자체를 평가하기 힘든 군팀 광주가 분명 태생적인 한계를 뛰어 넘어 진화하는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 기존 강호팀들의 부진 기존 강팀들의 상대적인 부진도 광주의 선두 등극에 한 몫 했다. ‘디펜딩 챔피언’ 수원은 지난 주말 부산을 제압하고 정규리그 첫 승을 올릴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고, ‘명가재건’을 노리는 성남 일화의 첫 승 달성 역시 4경기 만에 실현됐다. 또 광주는 3라운드에서 ‘상암대첩’에 성공하며 FC서울을 밀어냈고, 지난해 FA컵 우승팀 포항 역시 개막전 이후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리그의 혼란’을 톡톡히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박 위원은 “지난해 기대하지 않았던 경남FC가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시즌 초반에는 어떠한 이변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 뒤 “광주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기 위해서는 1군과 2군의 실력차를 좁혀나가는 것과 부상선수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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