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최강원투펀치‘김-송’이냐‘양-구’냐

입력 2009-06-0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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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송은범-양현종-구톰슨.

샌디 쿠팩스-돈 드라스데일(전 LA 다저스), 랜디 존슨-커트 실링(전 애리조나), 에나쓰 유타카-무라야마 미노루(전 한신)….

‘야구는 투수놀음’으로 통한다. 이 중에서도 에센스는 제1선발과 제2선발이다. 2명의 확실한 선발을 보유하면 연패는 끊을 수 있고, 연승은 이어갈 수 있다. 몇년 전 두산 로테이션이 ‘리오스-랜들-비(雨)-비-비’로 통칭된 점 역시 단지 냉소가 아니라 이면엔 원투펀치의 비중을 함축하고 있다. 기록상 따져보면 2009시즌 프로야구 최강의 히트상품 원투펀치는 SK의 김광현-송은범 조합이다. 가장 반짝이는 부분은 7승으로 다승 공동1위이자 단 1패도 없다는 사실이다.

○최강 원투펀치 논쟁

1일까지 김광현-송은범의 합산 승수는 14승(무패)으로 SK의 30승 중 거의 절반을 책임졌다. 방어율도 송은범이 2.17로 3위, 김광현이 2.51로 4위다.

그럼에도 야구계의 평가는 ‘압도적 최강’이란 말을 붙여주는데 인색하다. 둘을 키워낸 김성근 감독조차 웃음을 섞어 “거짓말하지 말라”고 일축한다. 이와 관련 MBC-ESPN 이순철 해설위원은 “데이터로는 분명 SK 원투펀치가 최강이다. 김광현은 원래 최고투수였고 송은범은 제구력이 잡히면서 강력해졌다.

그러나 투구내용까지 따지면 KIA 양현종-구톰슨보다 낫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단, 이 위원은 2001년 이후 15승 투수 원투펀치가 딱 한번밖에 나타나지 않은 현상을 고려, “역대 원투펀치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성근 감독의 작품

SK 원투펀치 극장의 주연이 김광현-송은범이라면 제작·각본은 김성근 감독의 몫이다. 역대 어느 원투펀치와 비교해도 감독의 연출력이 크게 작용한 셈.

실제 WBC 여파로 위축된 김광현의 기세를 살리기 위해 김 감독은 개막 엔트리 제외란 충격을 줬다. 김광현을 제3선발처럼 써서 상대팀 3·4선발급과 주로 대결시켜 승수를 쌓게 해줬다.

대한민국 에이스 구위로 돌아오자 4일 휴식 후 등판으로 재조정했다. 송은범도 체력안배에 신경써주고 있다. 김 감독은 김광현-송은범의 향후 로테이션에 관해서도 “상대를 봐가면서 조절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으로도 에이스 맞대결보단 이길 수 있는 가능성에 걸겠다는 복안이다. 14승은 두 투수의 역량이겠지만 무패는 김 감독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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