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일벌백계해야”한목소리

입력 2009-07-0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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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09 K-리그' 이천수 징계관련 상벌위원회가 열렸다. 이천수가 착잡한 심경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1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09 K-리그' 이천수 징계관련 상벌위원회가 열렸다. 이천수가 착잡한 심경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K리그구단“K리그복귀해도절대로영입않겠다”
갑작스레 터진 이천수(28·사진)의 이적 파문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K리그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팬들이 프로축구를 외면하고 있는 마당에, 이번 악재까지 터진 것에 대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K리그 구단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스포츠동아는 논란의 당사자인 전남 드래곤즈, 군팀인 광주상무, 내홍을 겪고 있는 대전 시티즌을 제외한 12개 구단 사(단)장, 사무국장에게 의견을 구했다. 분위기는 차가웠다. “선의를 악으로 갚은 셈”,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선수”라는 말은 기본이요, “축구계가 이천수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야한다”는 감정 섞인 발언까지 나왔다. 자신을 거둬준 스승의 뒤통수를 치고 팬들과 언론을 상대로 거짓말도 불사한 채 떠날 채비만 서두르고 있는 이천수가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일벌백계해야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데 상당수 관계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A구단 사무국장은 “일벌백계해야 한다. 이천수가 사우디에서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분명히 나중에 K리그로 돌아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텐데, 받아주는 구단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B구단 부단장은 “선수 기량이 좋다고 이런 일을 묵과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천수가 K리그에 복귀하려고 할 때 감독들이 이런 부분을 짚어보고 영입 결정을 내려야한다”고 말했다. C구단 사장은 “K리그 명예를 떨어뜨렸다.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프로축구연맹 차원이든 구단 차원이든 가능한 한 모든 징계를 검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구단 사장 역시 “선수 상벌에 대한 권한은 프로축구연맹에 있으니 절차를 취해 상벌위원회를 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구단 사장은 “이천수의 인간성과 성격,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반성하지 않는 모습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따끔하게 일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발방지책 필요

구단 관계자들은 수원에서 임의탈퇴 당해 징계중인 이천수를 섣불리 받아주고 계약도 다소 안이하게 진행한 전남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재발방지책 마련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냈다. F구단 사장은 “구단에 맡기기보다 프로축구연맹 차원에서 규정이 있어야 한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G구단 단장은 “정말로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고, 누구의 잘못인지 지금은 정확하게 파악된 게 아니다”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규정에 위배된 부분이 있는지 밝히기 위해 프로축구연맹 차원에서 진상조사가 필요하고 또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 장치를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B구단 부단장 역시 “사후에 또 다시 이런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게 우선일 것 같다”고 말했다.

○영입의사 없어

전문가 대부분은 이천수가 사우디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천수는 이미 스페인과 네덜란드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국내로 복귀했던 전력이 있다.

그리고 설혹 사우디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 해도 언젠가는 K리그 복귀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가 돌아올 자리는 없어 보인다.

대부분이 이천수 영입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 영입불가’를 외친 관계자도 여럿 있었다. H구단 단장은 “이천수가 호날두 급으로 활약하고 우리 팀의 연봉 가이드 라인 안에 들어온다 해도 상당히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과연 팀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I구단 단장은 “사우디 가서 공을 잘 차는 모습을 보이고 나중에 팀 전력에 이천수가 필요해도, 인간적으로 덜 된 선수를 절대 쓸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J구단 단장은 “개꼬리 3년 묻어도 황모 안 된다”는 ‘뼈 있는’ 속담을 인용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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