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시구의 모든 것] 대통령의 시구를 보고싶습니다

입력 2009-10-16 20:43:25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문근영 대신 박시연?’

16일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광주 무등 경기장.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한 기아 타이거즈와 야구에 대한 열기로 구장은 어느 경기보다 더 뜨거웠다. 경기 시작 전 수많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순간 연기자 박시연이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기대에 비해 의외의 인물이 마운드에 섰다.

시구의 영광은 당대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예인이나 화제의 인물에게 돌아간다. 기아 팬들은 내심 시구자로 박광태 광주시장, 김인식 전 감독, 광주 출신 연예인 문근영 등을 거론하고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박시연도 물론 인기 연예인이지만 12년 만에 큰 잔치에 나온 광주나 타이거스와는 아무런 연고가 없었다. 그는 부산출신이다. 박시연의 소속사 관계자는 “KBO와 SBS 측에서 시구 요청이 왔다. 다른 경기도 아니고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는 어느 경기보다 중요해 시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의 시구자는 KBO에서 결정한다.
KBO 이진형 홍보팀장은 “각 부서장 급이 모이는 간부회의나 간단하게 설문을 통해 시구자를 선택 한다. 이번에도 깜짝 시구자를 선택해 접촉 중”라고 밝혔다. 그 ‘깜짝’이 과연 박시연이었는지 궁금하다.

● 한국시리즈 역대 시구는 누가?

역대 시구 횟수는 지난해까지 총 94회다. 연예인 시구는 총 29회(28명)으로 이 가운데 그룹 쥬얼리의 멤버 박정아가 2회나 올랐다. 그 다음은 지차제장, 국회의장 등 정부인사가 25회, 박태환, 김연아 등 체육인이 20회, 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 씨 등 감동이나 사연이 있는 일반인이 10회, 기업인 8회, 김영삼, 전두환 등 대통령이 2회 등 총 89명이 시구를 했다. 피터 오말러 전 LA 다저스 구단주는 외국인이면서도 82년과 89년 시구를 했다.

● 시구자의 종류?

총 3가지가 분류된다. 이슈가 되고 가장 많은 선정된 연예인시구,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는 감동시구와 정치인을 배제한 VIP시구가 있다.

82년 원년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는 유홍수 당시 충남도지사였다. 시작은 역시 정치인이었고 누구도 기억하지 못한다.

이후 시구는 유명 스타로 옮겨갔다. 가장 큰 화제가 된 시구는 2001년 잠실구장 4차전의 전인화였다. 당시 SBS 인기드라마 ‘여인천하’에서 중전으로 출연하며 인기를 누리던 그는 궁궐복장으로 극중의 내시와 상궁 등을 대동하고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2006년부터는 원로 야구인들도 시구자로 나서고 있다. 2006년 3차전에서는 원년 우승팀 OB 베어스의 김영덕 감독이 시구를 했고 지난해에는 1차전에 원로 야구인 김양중 씨가 시구를 했다. 김양중 씨는 광주서중 시절 전국을 제패한 원로로 만일 지난해 시구가 아니었다면 올해 시구 1순위였다.

● 섭외 0순위는?

그렇다면 KBO에서 가장 선호하는 시구자는 누굴까.
연예인 시구도 아닌 VIP시구자다. 이 팀장은 “과거 전두환 김영삼 고 노무현 대통령이 시구를 했다. 각 구단도 마찬가지겠지만 시구자로 대통령이 나선다면 최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대통령이 시구할 경우 복잡한 경호의 문제가 뒤따른다. 몇 년 전 대통령의 시구 때는 경호원이 심판복장으로 변장하고 대통령과 함께 그라운드에 섰던 것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