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희대제 “동국아 잘했다” 전북의 골잡이 이동국(왼쪽)이 1일 경남전 승리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뒤, 재기를 물심양면 도와준 최강희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전주|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경남FC전 ‘원샷원킬’ 2골 폭발…생애 첫 타이틀, 한꺼번에 두개 ‘무관의 제왕’ 설움 날려버렸다
‘무관의 제왕’ 이동국(30·전북 현대)이 두 개의 타이틀을 한꺼번에 거머쥐었다.이동국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경남FC와의 ‘2009 K리그’ 최종전 홈경기에서 결승골 포함 2골을 터뜨리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34분 최철순의 오른쪽 크로스를 최태욱이 흘려주자 문전 앞에서 볼이 바운드 된 뒤 오른발 발리슛으로 터뜨린 골이나 8분 뒤 최태욱의 스루패스를 받아 넣은 감각적인 오른발 슛 모두 ‘원삿원킬’의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1998년 K리그에 데뷔한 이동국은 생애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의 기쁨을 맛봤고 20골(컵 대회 포함 21골)로 사실상 예약해 놨던 득점왕도 당당하게 가져갔다. 2003년 김도훈(성남) 이후 6년 만에 20골 득점왕 등극. 그러나 당시 정규리그는 40경기가 치러졌음을 감안하면 그 의미는 더 크다. 역대 K리그 20골 이상 득점왕은 이동국이 4번째다.
○처음 느껴보는 짜릿함
세리머니를 마치고 우승 티셔츠를 입은 채 인터뷰 장에 들어선 이동국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지금까지 골을 넣고 인터뷰를 할 때는 늘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이날만은 기쁨을 맘껏 만끽하고픈 얼굴이었다. “서포터 앞에서 동료들과 함께 어깨동무하고 뛰는데 가슴 속에서 뭔가가 확 솟구쳐 올라오더라고요. 아, 이런 게 바로 1위하는 기분이구나 생각이 들었죠.”
이 짜릿함을 느끼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복귀해 작년 성남 유니폼을 입은 뒤 13경기 2골 2도움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긴 게 첫 번째 고비였다면 올해는 매 경기 득점포를 가동하면서도 수비력 부족, 결정적인 찬스 불발 등의 비판에 시달렸다. “골 못 넣으면 못 넣는다고 뭐라 하고 골을 넣으면 수비 못 한다고 뭐라 하니”라는 말에서 그 간의 마음고생을 짐작할 수 있다. 이날도 마지막 고비가 있었다. 전북은 이날 3-0으로 앞서다가 후반에 내리 2골을 허용하며 2-3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동국은 이미 전반 막판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뒤였다. 앞선 상황에서 구원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덕아웃에 앉아있는 선발투수의 심정이 이랬을까. “벤치에 앉아있는데 이건 장난일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다행이 우리가 또 골을 넣었죠. 오늘 경기 보며 정말 우리가 강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챔프전
이동국이 만족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전북은 12월 2일(원정)과 12월 6일(홈) 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마지막 홈경기에서 진정한 우승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이동국도 챔프에 대한 욕심을 숨지지 않았다. 이동국은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제 두 경기 남았다”고 말문을 연 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지나온 건 다 잊어버리고 챔프전에 집중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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