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연아의 꿈, 100일 후엔 이뤄진다

입력 2009-1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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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유력시되는 여자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는 꿈에 그리던 무대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보이기 위해 캐나다 토론토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빛연기 도전
1998년. TV로 나가노동계올림픽 생중계를 지켜보던 소녀는 우아하게 얼음 위를 누비는 미셸 콴(미국)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세계 최고의 무대,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연기. 소녀는 결심했다. ‘나도 꼭 저 자리에 서고 말겠다’고. 처음 스케이트를 신던 순간부터 가슴에 품었던 소망을 그렇게 다시 확인했다.

2009년.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마침내 꿈을 이루게 된다. 내년 2월 열리는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전지훈련 중인 그녀는 3일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를 통해 올림픽 준비상황과 남다른 각오를 생생히 전해왔다.


○후회는 없다

첫 올림픽이다. 2006토리노올림픽에는 나이가 너무 어려 출전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감격적이다. 김연아는 “캐나다 TV에서 올림픽 성화봉송이 시작됐다는 뉴스를 보고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실감했다. 내가 훈련하고 있는 캐나다에서 열리는 대회라서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면서 “피겨 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선수들에게 올림픽은 평생을 기다려온 기회일 것이다. 후회하지 않도록, 최고의 연기를 최고의 무대에서 펼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프로그램을 좀 더 내 것으로 만드는 준비를 하고 있다. 항상 하던대로 점프와 스핀 등 기술적인 면의 완성도를 높이고, 표정연기도 가다듬고 있다”고 귀띔했다.


○방심도 없다

물론 ‘출전’만이 목표는 아니다. 김연아의 꿈은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다행히 올림픽 시즌의 첫 대회부터 역대 최고점(210.03점)을 경신하면서 피겨 여자 싱글의 신기원을 열었다.

‘라이벌’로 여겨졌던 아사다 마오(일본)가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시니어 데뷔 후 최저점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 ‘복병’ 조애니 로셰트(캐나다)도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부진했다. 해외 언론들이 “사실상 금메달은 김연아의 차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줄줄이 내놓는 이유다.

그래도 김연아는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그 선수들의 완전한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들도 뛰어난 선수들이고, 올림픽까지는 아직 3개월이 넘는 시간이 남았다. 나 또한 절대로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잘랐다. 다만 금메달을 예상하는 주위의 시선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해주시는데 그 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물론 나 스스로도 실망하기 싫다”면서 “지금까지 잘 해온 것들을 최후의 순간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멘토는 있다

전담 코치 브라이언 오서,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을 비롯한 ‘김연아 팀’도 철저히 올림픽에 포커스를 맞춘 채 ‘피겨퀸’을 돕고 있다.

특히 두 차례 올림픽에 출전해 명연기를 펼쳤던 오서 코치는 김연아의 ‘멘토’다. 김연아는 “오서 코치와 예전의 올림픽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기술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늘 그랬듯 다른 선수들의 상황에 신경 쓰기보다는 내 자신이 최고의 연기를 하는데 집중하고 싶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연아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레이크 플래시드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5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 출전해 다시 한번 올림픽 프로그램을 점검한다. 그랑프리 7개 대회 연속 우승과 215점에 대한 도전은 보너스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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