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의 일본, 일본야구] 이승엽다운 부활포! 하라 믿음은 아직…

입력 2009-1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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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스포츠동아 DB

이승엽 3차전 솔로홈런의 의미
요미우리 이승엽이 3일 도쿄돔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궁지에 몰리면 저력이 되살아나는 ‘이승엽다움’이 발휘된 셈이다.

그러나 하라 요미우리 감독은 4일 4차전에선 이승엽을 선발 제외시켰다. 3차전 홈런을 포함해 3연속경기 안타를 기록했던 이승엽을 외면한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도쿄의 김일융 통신원을 전화 인터뷰해 분석과 전망을 들어봤다.


○영양가 만점의 홈런, 그러나….

3차전을 보면서 그 장면에서 ‘이승엽이 못 치면 흐름이 니혼햄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봤다. 이승엽의 홈런은 기폭제가 됐다.

이후 홈런이 연달아 터져 흐름을 바꿨다. 요미우리는 일본시리즈 들어 불펜진이 불안한 편이다. 그래서 그렇게 끌려가면 어려웠다. 선발진을 받치도록 타격, 특히 장타력이 받쳐줘야 되는데 그렇게 됐다. 요미우리로서는 이상적인 승리라 할 수 있다.

홈런을 치고도 4차전 선발에서 밀린 것은 일단 니혼햄 선발이 좌완 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승엽 대신 가메이가 1루수로 선발 출장했을까를 따져봐야 된다. 해답은 정규시즌이다. 좌완투수가 나왔을 때, 누가 더 강했는지 하라 감독은 고려했을 것이다. 자존심을 논하기에 앞서 이승엽은 가메이와의 승부에서 진 것이다.

그렇더라도 하라 감독은 일본시리즈 들어 이승엽을 엔트리에 넣었다. 우완투수 상대로 일발 장타를 기대한 것이다. 일단 1차전 대타 적시타로 ‘이승엽이라면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심어줬다. 그리고 2차전 안타로 감을 이어간 뒤, 3차전 홈런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5차전 이후 우완투수 선발 등판 시, 이승엽의 선발 출장 가능성은 높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승엽이 홈런을 터뜨린 원동력은 ‘프라이드(자긍심)’이라고 생각한다. 2군에 머물 때부터 쌓아온 울분을 큰 경기에서 폭발해줬다.

그렇다고 그 홈런 한 방으로 이승엽의 2010시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요미우리는 내년에 용병타자를 보강할 가능성이 여전하다. 또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외야수를 뽑았고, 수술 재활중인 다카하시가 복귀한다. 그렇게 되면 외야자원이 넘치고, 1루 전환 가능성은 계속 흘러나올 것이다. 일본시리즈 활약과 이승엽의 경쟁은 별개에 가깝다.

정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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