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범호형 얼마 받고 가죠?” 귀 쫑긋

입력 2009-11-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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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요. 그런데 맞대결하면 용서 없죠. 당연히 이겨야죠.”

지바롯데에 먼저 둥지를 틀고 일본 진출에 성공한 김태균(27)은 이범호(28)의 소프트뱅크행 소식에 “정말이냐. 범호형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축하해줘야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돈은 얼마나 받고 가느냐”며 귀를 쫑긋 세우기도 했다.

이범호는 2000년, 김태균은 2001년 고졸 신인으로 한화에 입단해 9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한 1년 선후배 사이다. 내년 시즌부터 함께 일본에서 활약하게 된 사실을 반기던 김태균은 그러나 친정팀 한화의 주력타자 2명이 동시에 빠져나가게 된 사실이 마음에 걸렸는지 “둘 다 일본 진출의 꿈을 이뤄 기쁘기도 하지만 반면에 한화에 더더욱 미안한 기분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동시에 일본에 진출했고, 그것도 같은 퍼시픽리그 소속이어서 둘은 언뜻 동행처럼 비쳐지지만 실상은 내년부터 처음으로 적이 돼 싸워야하는 얄궂은 운명에 처했다. 특히나 양 팀은 구멍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선수치고는 이례적으로 이들에게 거액을 투자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활약상을 저울질할 수밖에 없다.

‘너스레의 황제’ 김태균은 “투수와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맞대결은 없겠지만 성적을 보고 남들이 비교하지 않겠느냐”면서 “상대팀으로 만난다면 용서 없다. 당연히 범호형한테는 이겨야지”라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같이 일본에 가면 힘이 되고 좋을 것이다. 특히 같은 리그라 얼굴 볼 일이 많을 것이다. 고민도 나눌 수 있고, 외로움도 덜게 되고, 서로의 활약에 자극도 받지 않겠느냐”면서 선배와의 일본 동반 진출을 반겼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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