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 아저씨, 어떻게 하면 공 빨리 던져요?”

입력 2009-1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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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맨 윗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22일 서울 청담동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제12회 꿈나무 야구장학생 장학금 전달식’(재단법인 박찬호 장학회)에서 장학생들과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찬호의 오른쪽은 유장희 박찬호 장학회 이사장.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박찬호장학회 ‘장학금 전달식’
김다정 군 등 16명에 전달

“어떻게 하면 공이 빨라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2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몽블랑홀. 한 초등학생 야구 선수가 벌떡 일어나 당찬 질문을 던지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된다. 박찬호(36·필라델피아)가 슬며시 웃더니 말한다. “무조건 힘 줘서 세게 던지니 공이 빨라지던데?”

소년이 당황한다. ‘설마’ 하는 표정. 박찬호가 이내 손을 내젓는다. “농담이야, 농담.” 그리고 살갑게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달리기를 많이 해야 해. 난 어릴 때부터 오르막길을 뛰어올라가는 걸 좋아했어요. 하체 근력 운동을 위해서야. 또 초등학교 5학년 땐 턱걸이를 한 번에 20개까지 했어. 하나씩 더 할 때마다 아버지가 500원씩 주셨으니까. 팔굽혀펴기도 하루에 100번씩 했어. 힘 있게 공을 뿌려도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먼저거든.”

어린 선수들은 숨을 죽이고 경청한다. 눈으로 보고 직접 듣는 빅리거의 어린 시절. 재단법인 박찬호 장학회가 주최한 ‘제12회 야구 꿈나무 장학금 전달식’의 풍경이다.

기금 1억원으로 1997년 첫 출발한 박찬호 장학회는 2001년 재단 법인 전환을 거쳐 지금까지 9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조성했다.

지금까지 혜택을 받은 선수의 숫자는 212명. 이 날도 춘천 소양초등학교 5학년 김다정 군을 비롯한 16명이 수혜자가 됐다. 박찬호는 “단순히 장학금을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어린 선수들이 꿈을 만들고 이룰 수 있는 기회이자 서로 좋은 메시지를 교환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선수들은 ‘PARK 61’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필라델피아 유니폼과 모자를 선물 받았다. 박찬호가 미래의 후배들을 위해 직접 주문 제작한 것이다. 모두 같은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는 동안, 박찬호와 꿈나무들은 하나가 됐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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