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윤 첫 억대연봉 8년 만에 ‘소원성취’

입력 2009-1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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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의 상징인 억대 연봉. 단신과 작은 체격의 핸디캡을 딛고, 삼성의 안방마님으로 우뚝 선 ‘작은 거인’ 현재윤이 프로생활 8년 만에 마침내 연봉1억원을 돌파했다.스포츠동아DB

37% 오른 1억 250만원 도장 꾹 …“이게 꿈이야 생시야” 입이 쫘~악

삼성 포수 현재윤(30)의 입이 귀에 걸렸다. 태어나서 처음 억대연봉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현재윤은 14일 경산볼파크에서 내년 연봉협상을 벌인 뒤 구단에서 ‘억대 연봉’을 제시하자 군말 없이 도장을 찍었다. 올해 7500만원에서 2750만원(36.7%%) 인상된 1억250만원.

늘 유쾌한 그는 “항상 과대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번에도 역시 과대평가를 받은 것 같다. 연봉 1억원만 되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250만원까지 얹어주니 이게 웬 떡이냐 싶어 사인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일로 삼성 유니폼을 입고 제대로 야구를 한 건 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 팀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개인적인 욕심을 부릴 수 없었는데 구단에서 과분한 대우를 해준 것 같다. 정말 더 열심히 야구하고 싶다”며 좋아했다.

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 수준으로 보면 1억원은 명함조차 내밀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올해만 해도 1억원 이상 선수는 101명. 삼성 평균연봉도 1억930만원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눈물이 날 만큼 소중한 의미를 갖는다. 2002년 프로 데뷔 후 8년 만에 연봉 1억원의 문턱을 넘어서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진갑용의 잦은 부상으로 마침내 주전포수로 입성하며 데뷔 후 가장 많은 99경기를 소화했다. 체력이 약해 시즌 초반 4할대를 오르내리던 타율은 결국 0.241로 마감했지만 생애 최고의 성적.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빛났다. 영리한 경기운영과 투지와 근성을 갖춘 그의 플레이에 선동열 감독도 신뢰를 보내고 있다. 구단도 이런 부분을 높이 평가해 그를 억대역봉 대열에 포함시켰다.

그가 프로에 입단할 때 세운 목표는 3가지였다. 첫째는 주전포수, 둘째는 억대연봉, 셋째는 국가대표. 그는 “늦었지만 억대연봉 꿈을 제일 먼저 이뤘다”면서 “1억원은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사람이라는 상징이 있지 않느냐. 나같이 체격이 작은 선수도 프로야구 1군 포수로 뛸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억대연봉의 꿈을 꿨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갑용이 형도 있고, 채상병 이정식도 있어 완벽한 주전포수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내년 12월에 열리는 광저우아시안게임에 백업포수라도 발탁돼 꼭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연봉계약을 마치자마자 15일 안양의 집으로 달려갔다. 홀로 고생하며 자신과 누나를 키워준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엄마는 나를 위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1년 내내 새벽기도를 다니신다. 류머티스 관절염 때문에 걷기도 불편하신데…. 억대 연봉 기념으로 따뜻하게 입고 나가시라고 점퍼 하나 사 드리고 싶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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