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승선 ‘화제의 인물’ 2인… 김신욱 vs 김보경

입력 2009-12-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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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의 남아공 및 스페인 전훈 멤버 중 22세 이하의 ‘젊은 피’는 무려 8명. 모두 성인대표팀 첫 발탁인 만큼 갖가지 사연들을 지녔겠지만 이 가운데도 유독 눈에 띄는 2명이 있다. 196cm의 꺽다리 공격수 김신욱(울산)과 허정무호 유일의 대학생 김보경(홍익대)이 그 주인공이다.
196cm 꺽다리 김/신/욱

수비수 → 공격수 …“내친김에 월드컵 간다”

김신욱(21·사진·울산)은 26,27일 파주 NFC에서 체력테스트와 연습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울산으로 내려가 운동기구를 잡았다. 선수단 마무리 인사를 위해서였지만 한시라도 훈련을 게을리 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다.

김신욱은 “계속 운동을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29일 발표된 최종명단 25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김신욱은 “뽑혔다는 문자를 오전에 받았다. 기분은 좋은데 생각이 많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발탁 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소망만 있었는데 막상 뽑히고 나니 ‘가서 선배들과 경쟁에서도 이겨야 하고 내친 김에 월드컵도 가고 싶다’는 등 생각이 많아졌다고 한다. 김신욱은 고등학교 때 이후로 태극마크가 처음이다.

그는 “학창시절 청소년, 올림픽대표에 뽑힐 수도 있다는 말만 듣다가 늘 탈락했는데 이번에 그래서 더 느낌이 특별하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성공적인 포지션 변경이다. 김신욱은 중앙대 시절 중앙 수비수로 활약했지만 지난 시즌 울산에 입단하면서 공격진에 구멍이 생기는 바람에 대타 공격수로 기용됐다가 대표팀까지 승선했다.



사실 시즌 중 ‘빨리 수비수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지만 이렇게 큰 기회가 주어지고 나니 또 다시 고민이 된단다.

김신욱은 “주변에서 대성하려면 수비수를 하라고 하고, 또 어떤 분은 공격수가 낫다고 하니 헷갈린다. 지금 공격수로 여기까지 왔으니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파워 있는 모습, 공중 볼 장악에서 장점을 살리는 거다. 다른 포워드들이 갖지 못한 점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유일한 대학생 김/보/경

용인축구센터 1기…“염기훈 형이 롤모델”

허정무호의 유일한 대학생 김보경(20·사진·홍익대)은 대표팀 전지훈련 참가를 위해 일본 J리그 진출도 잠시 미뤘다. 최근 일본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온 그는 J리그 세레소 오사카 입단이 확정적이다.

김보경은 29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에이전트가 대표팀 전훈 참가에 지장이 없도록 일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팀에서 훈련하는 게 프로에 진출해서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보경은 허정무 감독이 책임자로 있었던 용인축구센터 1기 출신으로, ‘허정무의 아이들’ 중 한명이다. 김보경 외에도 이승렬(서울)이 바로 용인축구센터 출신. 이들은 허 감독의 지휘 아래 유소년 시절을 보낸 뒤 A대표팀 선수가 됐다.

FIFA U-20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보경은 스승 홍명보 감독에게 대표팀 합류와 관련된 조언을 듣는 등 벌써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홍 감독님이 생활에서는 막내 역할을 잘 해야 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선배들과 같은 입장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월드컵 본선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이번 훈련을 다녀오면 마음이 달라질 것 같다”고 월드컵 본선 출전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자신과 같은 왼발잡이인 염기훈(울산)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김보경은 “이번 훈련에서도 기훈이형이 왼발을 쓰는 모습을 보며 더 많이 훈련해야 한다고 느꼈다. 남아공과 스페인 전훈에서 형들의 장점을 많이 습득하고 돌아오고 싶다”고 목표를 공개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고 대표팀 발탁 소감을 밝힌 그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오늘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 같다. 선배님에게 많이 배우고 오겠다”고 강조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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