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영수. 스포츠동아 DB
왼발 몸쪽 들어가는 모습 사라져
투구폼 조정으로 밸런스 향상 덕
새 투수고치도 “완전히 딴판…굿”
투구폼까지 손보며 부활을 위한 배수진을 친 삼성 배영수(29)에게 긍정적인 사인이 떨어졌다. 선동열 감독과 일본인 오치아이 에이지 신임 투수코치가 이구동성으로 “굿”을 연발하고 있다.
배영수는 괌에 차려진 삼성의 1차 스프링캠프에 17일 합류했다. 경기도 용인 수지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하체 및 순발력 강화 프로그램을 소화하느라 동료들보다 짧게는 5일, 길게는 9일이나 늦게 도착했지만 휴식일인 26일까지 벌써 2차례나 불펜피칭에 나서 선 감독의 기분을 흡족하게 했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아직 롱토스와 캐치볼로 어깨를 풀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난 훈련 진척도 못지않게 선 감독을 고무시킨 사실은 배영수의 불펜피칭에서 드러난 내용적 변화다. 선 감독은 특별한 언급 없이 지켜보기만 했지만 맨투맨으로 밀착 접근한 오치아이 코치는 “밸런스가 참 좋아졌다. (지난해 11월) 마무리 훈련 때와는 완전히 딴판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직 구속을 측정할 단계는 아니라 투구동작과 볼의 움직임에만 주목했을 뿐인데 일단 합격이라는 평가다.
선 감독과 오치아이 코치의 눈을 사로잡은 배영수의 변화는 미세한 투구폼 조정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전까지는 와인드업을 할 때 왼발이 몸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번 스프링캠프 불펜피칭에서는 사라졌다는 게 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왼발이 자연스레 올라간 뒤 물 흐르듯 포수쪽으로 착지돼 군더더기가 없어진 것이다. 밸런스 향상의 비결이다.
괌 출국 전 배영수는 “(2007년 오른쪽 팔꿈치)수술 후 떨어진 구속을 되찾는데 집착하다보니 힘으로만 투구를 했고, 그 결과 밸런스도 급격히 흐트러진 것 같다”며 스프링캠프에서 해결책을 찾아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부상 이전의 투구폼을 분석했다”고 덧붙였는데 괌에서 실시한 2차례의 불펜피칭이 그 분석의 산물인 셈이다. 와인드업 때 왼발이 안쪽으로 들어갔던 이유도 따지고 보면 몸의 반동을 크게 해 그 반발력으로 구속을 증가시키려던 의도에서 비롯된 버릇이다.
2008년 9승8패, 방어율 4.55에 이어 지난해에는 고작 1승(12패)에 방어율은 무려 7.26이나 됐던 배영수다. 올해 첫 두 차례의 불펜피칭에서 감독과 투수코치를 매료시킨 대로 순조롭게 부활의 단계들을 밟아나간다면 치열한 5선발 경쟁을 뛰어넘어 잃었던 에이스의 자존심까지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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