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MLB IN&OUT]김병현, 재기의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

입력 2010-0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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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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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에 이은 코리안 메이저리거 성공 스토리 2호, 누구나 꿈꾸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하나도 아니라 2개나 소유한 행운의 사나이, 두둑한 배짱투로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던 이단아, 미국에 진출했던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고 초고속으로 마이너리그를 거쳐 1999년 빅리그에 데뷔한 센세이션의 주인공. BK 김병현(사진), 2년간의 공백을 넘어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하고 재기에 나선 그의 부활 가능성을 현재 팀 상황과 맞물려 살펴봤다.

우선 이번에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김병현은 불펜투수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지 여부를 타진받는다. 선발은 2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에 빛나는 팀 린스컴과 매트 케인, 배리 지토, 조내선 산체스까지 4명이 이미 확정적이다. 여기에 가장 강력한 5선발 후보는 팀 내 투수 중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는 메디슨 범가너. 결국 6∼7명까지 예상되는 불펜의 자리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최고 시속 100마일의 강속구를 뿌리는 브라이언 윌슨이 마무리로 버티고 있고, 우완 셋업맨으로는 브랜든 메더스와 서지오 로모, 좌완 셋업맨은 제레미 어펠트가 확정적이다. 또한 좌투수 자원이 풍족하지 않기 때문에 댄 런즐러와 알렉스 힌쇼가 주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중요한 역할을 했던 밥 하우리와 강속구의 멀킨 발데스가 팀을 떠난 것은 김병현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샌프란시스코가 같은 날 오라시오 라미레스와도 계약했다고 볼 수 있다.

최소한 한 자리는 어떤 형태든 좌투수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현 시점에서 한두 자리를 놓고 김병현이 경쟁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물론 변수는 있다.

스프링캠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또 다른 계약이 성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더욱 가시밭길이 될 수 있다.

아직 계약을 하지 않은 박찬호, 키코 칼레로, 케빈 그렉, 호아킨 베누와, 러스 스프링어, 채드 브래드포드, 제이미 라이트, 제이슨 제닝스와 같은 베테랑 불펜투수들과 론 메이헤이, 윌 오민, 조 바이멀과 같은 좌투수들이 아직 시장에 나와 있다는 점은 김병현에게 분명 불안요소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김병현의 몸상태와 경기감각이다. 야구에서 소속팀 없이 2년을 떠나 있었다는 점은 큰 마이너스 요인이기 때문에 이 불안요소를 해소하지 못하면 구단은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동안 김병현을 방출할 수 있다. 최소한 가능성은 던져 줘야 당장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트리플A에서 훗날을 기약하게 될 것이다. 일단 이 과정을 통과해도 지난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팀득점 26위에 그친 물방망이 타선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홈구장인 AT&T 파크가 투수친화적 구장으로 지난해 기준으로 구장별 홈런 부문에서 19위에 해당한다는 점과 김병현의 투구 특성상 약점을 보일 수 있는 좌타자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이 구장에서 김병현은 2승1패2세이브, 방어율 2.33의 호성적을 거둬 기분 좋은 기억이 남아있는 곳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아직 갈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하지만 오랜만에 들은 그의 소식이라 반갑기 그지없다. 특유의 근성이 발휘돼 ‘역시 김병현’이라는 찬사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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