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을 고르던 이호석이 성시백에게 다가가 한 손을 들어올립니다. 입모양을 정확히 읽을 순 없었지만, 얼핏 “잘 해보자”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성시백도 손을 들어 이호석의 하이파이브에 화답합니다. 둘의 손이 마주친 건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여운은 참 오래 남았습니다. 남자 5000m 계주를 보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던 건, 그 파장이 마음에 계속 물결쳐서인 것 같습니다.
#최광복 여자대표팀 코치의 민머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여자대표팀이 3000m 계주에서 실격 당했던 날, 젖은 눈에 쉰 목소리로 인터뷰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는 그 날 밤 숙소로 돌아가 스스로 머리카락을 밀었다고 합니다. “내가 해 줄 게 없어서 미안하다”는 의미로요. 여자 종목에서 단 하나 남은 1000m 경기. 그의 눈빛이 비장하게 빛납니다. 지켜보는 취재진도 덩달아 힘이 들어갑니다.
#은메달입니다. 작전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나 봅니다. 아쉬운 마음이 밀려옵니다. 믹스트존에 모인 취재진들도 “아깝다”는 말을 주고받습니다. 하지만 웬걸. 시상대에 모인 남자 선수들의 표정이 참 밝습니다. 곽윤기가 앞장서 ‘시건방춤’을 선보이고, 나머지 넷은 추임새를 넣어주다 박장대소합니다. 캐나다·미국 선수들과 한데 뒹굴며 기념사진을 찍는 그들의 얼굴에는 ‘아쉬움’ 대신 ‘기쁨’이 넘쳐납니다. 누군가가 이렇게 말합니다.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구나.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기분 좋은 장면이네.”
#동메달입니다. 홀로 1000m 결승에 진출했던 박승희가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합니다. 하루 전날 “태어나서 이런 독기는 처음 품어 봐요. 제가 언니들의 한풀이를 해 줄 거예요”라고 선언했던 그녀입니다. 하지만 레이스를 마치자마자 엉엉 울음을 터뜨립니다. 일부러 강한 척 했지만, 사실은 많이 힘들었던 겁니다. 최 코치는 제자의 등을 두드립니다. “괜찮아. 잘 했어. 훌륭해. 정말 잘 했어.” 박승희의 눈물이 그칠 때까지 최 코치의 다독임은 계속 됩니다.
#세계 2위도, 세계 3위도, 금메달 못지않게 가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끈끈한 팀워크와 최선을 다한 자의 눈물이 금메달 못지않게 감동적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27일(한국시간) 쇼트트랙 경기가 열린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참 많은 걸 깨닫고 갑니다.
밴쿠버(캐나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최광복 여자대표팀 코치의 민머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여자대표팀이 3000m 계주에서 실격 당했던 날, 젖은 눈에 쉰 목소리로 인터뷰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는 그 날 밤 숙소로 돌아가 스스로 머리카락을 밀었다고 합니다. “내가 해 줄 게 없어서 미안하다”는 의미로요. 여자 종목에서 단 하나 남은 1000m 경기. 그의 눈빛이 비장하게 빛납니다. 지켜보는 취재진도 덩달아 힘이 들어갑니다.
#은메달입니다. 작전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나 봅니다. 아쉬운 마음이 밀려옵니다. 믹스트존에 모인 취재진들도 “아깝다”는 말을 주고받습니다. 하지만 웬걸. 시상대에 모인 남자 선수들의 표정이 참 밝습니다. 곽윤기가 앞장서 ‘시건방춤’을 선보이고, 나머지 넷은 추임새를 넣어주다 박장대소합니다. 캐나다·미국 선수들과 한데 뒹굴며 기념사진을 찍는 그들의 얼굴에는 ‘아쉬움’ 대신 ‘기쁨’이 넘쳐납니다. 누군가가 이렇게 말합니다.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구나.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기분 좋은 장면이네.”
#동메달입니다. 홀로 1000m 결승에 진출했던 박승희가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합니다. 하루 전날 “태어나서 이런 독기는 처음 품어 봐요. 제가 언니들의 한풀이를 해 줄 거예요”라고 선언했던 그녀입니다. 하지만 레이스를 마치자마자 엉엉 울음을 터뜨립니다. 일부러 강한 척 했지만, 사실은 많이 힘들었던 겁니다. 최 코치는 제자의 등을 두드립니다. “괜찮아. 잘 했어. 훌륭해. 정말 잘 했어.” 박승희의 눈물이 그칠 때까지 최 코치의 다독임은 계속 됩니다.
#세계 2위도, 세계 3위도, 금메달 못지않게 가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끈끈한 팀워크와 최선을 다한 자의 눈물이 금메달 못지않게 감동적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27일(한국시간) 쇼트트랙 경기가 열린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참 많은 걸 깨닫고 갑니다.
밴쿠버(캐나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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