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리포트] 축제 앞둔 남아공 ‘잠자리가 없다’

입력 2010-03-30 17:46:09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남아공에는 호화로운 숙박시설이 많다. 세계 대표 호텔들의 체인부터 개인이 운영하는 일명 게임파크(game park)까지. 게임파크는 TV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나 볼 수 있던 야생 동물들과 숙식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남아공의 대표 숙박 시설이고 자연환경과 더불어 세계 각지에서 여행객들을 유혹하는 일종의 lure(미끼)다. 일찍이 관광업으로 이름을 알린 남아공은 그 명성만큼이나 가격이 세다. 숙박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불하는 만큼 서비스 받는다고 하지만 몇몇을 제외한 다수의 배낭여행객들에게 이러한 숙박시설들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수를 위한 숙소 대책 시급

게스트하우스는 여행 좀 해봤던 사람은 한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배낭여행객들을 위한 조촐한 숙박시설로 주로 젊은이들이 이용한다. 물론 연령제한이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단지 조금 덜 세련되고 덜 편리하기에 연령제한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 것이다.

월드컵 관광객을 위한 숙소 마련은 아직까지 큰 골칫거리다.



유명도시 케이프타운, 더반, 포트엘리자베스 같은 해양 도시에 몇 군데 저렴한 숙소들이 있지만 월드컵 관광객들을 수용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특히 한국과 그리스 경기가 열릴 포트엘리자베스는 숙박시설이 크게 부족하다. 교민들도 많이 거주하지 않아 당장 민박을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 일 것이다. 이러다가 텐트라도 치고 경기를 봐야하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텐트라도 있었으면

일찍부터 개인들은 숙박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인들을 포함한 현지인들은 교통, 식사, 가이드까지 포함한 민박을 제공하려고 한다. 이중 컨테이너를 이용한 숙소를 만들려고 했던 골프클럽이 있어 폭소를 자아내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허프톤(Houghton) 골프장의 이야기다. 월드컵 개최가 확정된 이후부터 골프장 측은 이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주민들과 합의를 마치지 못했다.

주민들은 “젊고 혈기 왕성한 여행객들이 한꺼번에 도시를 점령하면 말 그대로 대혼란이 올 것이다”는 입장이다. 결국 골프장 관계자들도 무리수를 두려고 하지 않는 모양이다. 월드컵 개최가 코앞인 만큼 이제 골프장 측은 현실적으로 컨테이너 시티를 포기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웨이벌리(Waverly) 공원에 대형텐트 40대를 설치해 약 1500명의 여행객들을 받으려고 했던 요하네스버그 시의 계획도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이미 1500명의 투숙객들이 예약된 상황이었지만 불과 4개월 전에 통보받은 주민들에게는 어이없는 계획일 수밖에 없었다. 2008년부터 준비됐던 텐트 시티마저 비효율적인 진행으로 인해 무산됐고, 1500명의 여행객은 다른 숙소를 찾아야 하게 생겼다. 컨테이너 시티든 텐트 시티든 남아공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더 많은 지붕이 필요하다.

박요셉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