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뒤에는 항상 숨은 조력자가 있다. 사상 첫 세계단체선수권 우승을 일군 한국여자배드민턴대표팀의 뒤에는 일인다역도 마다하지 않은 김지현 코치가 있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0/05/18/28421349.2.jpg)
성공 뒤에는 항상 숨은 조력자가 있다. 사상 첫 세계단체선수권 우승을 일군 한국여자배드민턴대표팀의 뒤에는 일인다역도 마다하지 않은 김지현 코치가 있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① 세계랭킹 1위 꺾은 배승희 등 지도
② 밑반찬 직접 공수 선수들에 저녁상
③ 유창한 영어실력 행정업무도 척척
이번 한국여자배드민턴의 사상 첫 세계단체선수권대회 우승에는 코치, 요리사, 통역까지 팔방미인 역할을 한 김지현(36) 코치의 숨은 활약이 있었다.
1990년대 배드민턴 여자단식 간판스타로 활약했던 김 코치는 2000년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이후 독일 등 해외에서 코치로 활약하다 2008년 결혼뒤 뉴질랜드로 이주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계속된 김중수 감독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끈질긴 구애 끝에 1월부터 대표팀에 합류했다.
여자단식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던 김중수 감독은 김 코치가 코트 위에서는 뛰어난 지도력, 밖에서는 큰언니처럼 선수들을 따뜻하게 감싸안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코치직을 권유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 코치는 이번 대회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왕이한을 꺾은 배승희 등을 집중 지도하며 큰 성과를 이뤘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김 코치의 활약은 더 빛난다. 지난 3월 전영오픈과 이번 우버컵에서 김 코치는 직접 마련한 밑반찬을 서울에서 공수하고 매일 직접 시장을 들러 선수들의 저녁상을 차렸다. 김치찌개부터 불고기까지 선수들이 음식문제에 고민하지 않고 경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솜씨를 발휘했다. 숙소를 나서면 김 코치는 통역으로 변신한다. 오랜 외국생활로 영어가 유창한 김 코치는 각종 행정업무까지 도맡아 척척 처리했다. 경기장 안에 들어서면 다시 코치 본업으로 돌아가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김 코치는 “가족과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코치직을 수차례 거절했지만 감독님이 단식선수들을 함께 키워보자고 권유해 비행기를 탔다”고 웃으며 “남편이 많이 보고 싶지만 쑥쑥 커가는 후배들 보면 보람을 느낀다. 특히 우버컵 우승의 한을 풀어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