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야구 롤러코스터] 삼성 나이트 퇴출에 SK가 웬 한숨?

입력 2010-08-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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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야구계 뒷담화 이제는 말해 볼래요”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어요. 푹푹 찌는 무더위에 신바람 난 건 매미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프로야구에서는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어요. 한해 농사 여름에 결정나는 거랑 똑같은 이치에요. 그래서 이맘때면 구단들 몹시 바빠요. 정신없이 주판알 튕기는, 아니 쉴 새 없이 계산기 찍어대는 소리가 넘쳐나요.


삼성 나이트 부상당해요…“SK 잡아야 하는데, 이런 우라질네이션”
어, 근데 아직 용병교체 할수 있어요…ML출신 바로 영입해요 ㅋㅋ

양준혁 은퇴하자 이종범 팬들의 건강식품 선물 쏟아져요
종범神 18년만에 대타홈런 등 펄펄 날아요…괜히 짠해요


● 삼성 나이트 부상 퇴출 소식에 SK가 한숨지은 이유는?

삼성 용병 나이트가 1일 대구 넥센전에 선발등판했다가 갑자기 무릎통증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어요. 지난해 한국 온 뒤 삼성 구원해줄 ‘기사(knight)’로, 올 시즌 앞서서는 에이스급으로 기대됐어요. 하지만 시즌 내내 비실거리더니 ‘도가니’에 탈 나 드러누웠어요. 이런 우라질네이션. 하필이면 이 시기에…. 선두 SK 따라잡기가 가시권에 들어왔는데 하늘이 노래요. 삼성이 아프면 SK에는 호재. 그런데 이상하게 SK 관계자는 한숨 내쉬어요. “하필이면 지금 다치냐.” 그리고는 “8월 15일이 외국인선수 교체 마감시한인데, 며칠만 더 참다 쓰러지지”라며 장탄식을 내뱉어요. 8월 초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지난 시점. 꽤 좋은 투수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때래요. 아니나 다를까. 삼성은 이름값에서 나이트보다 훨씬 앞서는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를 즉각 영입했어요. 빅리그에서 10승만 2차례나 기록한 팀 레딩. SK의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어요. 가을잔치에서 만나면 가장 껄끄러운 팀으로 꼽히는 삼성이에요. 레딩의 행보를 SK가 삼성보다 더 궁금해 하는 건 당연해요.


● 메리트의 계절

만나면 ‘우리 이거 하지 말자’고 다짐해요. 하지만 뒤돌아서면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요. 야구계의 ‘계륵’ 메리트(승리수당) 얘기죠. 재작년에 있었던 일이에요. 여름 기간 치열한 2위 싸움을 펼치던 어느 구단 단장이 야구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단장에게 조언을 구한 적 있대요. “여기서 우리가 2위로 치고 올라가려면 선수단에 메리트 좀 해야겠죠?” 그러자 돌아온 답변, “약속했잖아요? 그런 거 안 하기로.” 그때만해도 순진했던 이 단장님, 그 말만 철석같이 믿고 선수단에 돈 안 풀었어요. 팀은 속절없이 추락해 4강마저 탈락했죠.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베테랑 단장 팀은 슬쩍 돈 풀은 모양이에요. 물론 그 팀은 4강 들어갔고요. 올해도 순위싸움이 워낙 격렬하다보니 구단들끼리 눈치싸움이 장난 아니래요. 부자로 소문 난 어느 구단을 두고 야구계에서는 “그 지방에서 5만원권이 씨가 말랐다”는 얘기가 돌아요. 이에 어느 상위권 구단은 ‘왜 우리 팀은 메리트가 새 발바닥 피만큼이냐?’고 할 정도에요. 물론 꿋꿋이 메리트 안하고 버티는 ‘청빈구단’도 있어요. 돈이 없는 팀도 아닌데 머릿속에 아예 ‘메리트’가 입력이 안 됐다고 볼 수밖에요. ‘4강 가려면 메리트가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뭐라 말로 표현할 순 없고’, 선수단은 속만 터져요.


● 선수들 입에 자물쇠 채우는 LG

LG 유니폼 입으면 구단의 공식 허락이 없고서는 ‘표현의 자유’를 박탈당해요. 기자들이 가까이 가면 잘못한 일도 없는데 도망부터 치고 봐요.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훈련 끝나고 자유롭게 얘기 주고받는 다른 팀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에요. 뭔가에 쫓기고, 뭔가의 눈치를 보는 선수들. 모 선수는 “여긴 참 희한한 데야. 기사 코멘트 하나에 너무 민감해”라고 속삭인 뒤 “나중에 얘기하자”며 쏜살같이 달아나요. 다른 팀에서 온 모 선수는 구단의 가이드라인을 받아들고는 웃음부터 터뜨려요. 어쩌다 얘기 나누던 선수도 ‘누군가가 나를 엿보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주위를 힐끔힐끔. 이상한 일 터지면 자신이 오해를 받을까봐 불안감이 엄습해요. ‘5호감시제’에 시달리는 북한주민이 따로 없어요. 물론 작년, 올해 크고 작은 내부 문제들이 밖으로 터진 LG에요. 사실은 다른 팀에도 그런 일들 얼마든지 일어나요. 근데 다른 팀들은 왜 조용하고, LG만 시끄러울까요. 다른 팀은 일 터지면 아예 사정을 외부에 얘기하고 협조 요청해요. 그러나 LG는 선수들 입에 자물쇠부터 채운다는 발상. 오히려 막으면 막을수록 김밥 옆구리 터지듯 옆으로 새는 법이에요.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 생각나요. 입은 먹는 데만 사용하라는 건지…. 입이 있어도 말도 못하고, 사람이 사람 보고 도망 다녀야하는 선수들, 선의의 피해자가 불쌍할 따름이에요.


● A감독이 B구단으로 간다?

페넌트레이스가 한창이에요. 아직 순위 싸움도 끝나지 않았고, 각팀 운명이 어떻게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해요. 근데 예년과 달리 벌써부터 특정팀 사령탑의 거취를 놓고 구체적인 얘기가 돌고 있어요. C구단을 포함한 여타 다른 팀 선수들은 그래요. “A구단 감독님이 B구단으로 가신다면서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어요. B구단 선수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데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란 속담도 있지만, 사실 실현가능성은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아요. A감독은 지도력이 검증된 실력파지만, 소속 구단과 계약기간 남아 있거든요. 당사자는“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해요. 그래도 소문은 계속 퍼져나가고 있어요. B구단 관계자는 말해요. “이런 소문은 우리 팀에는 물론이고 A팀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음해성 소문”이라고요. 누군가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시각이에요. 암튼 때 아닌 괴소문으로 시끄러워요.


● 이종범, 건강원 차려도 좋을 것 같아요

양준혁이 은퇴를 선언한 순간부터 이종범 갑자기 바빠졌어요. 은퇴는 양준혁이 했는데 경기 때마다 인터뷰 요청 쇄도해요. 그때마다 마지막 질문은 ‘언제 은퇴할 거냐?’에요. 묻는 사람도 민망하겠지만 대답하는 사람도 항상 ‘거시기’해요. 어느새 프로야구 최고참 됐다는 사실이 실감 나요. 양준혁 떠난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며 괜히 짠해요. 하지만 괜히 별명이 ‘신’이 아니에요. 전국 각지에서 이종범에게 건강식품이 답지하고 있어요. 양준혁이 은퇴하니까 이종범 왕팬들 더 각별히 신경 써요. 흑마늘에 홍삼도 배달돼요. 토종꿀에 각종 건강식까지 라커룸이 넘쳐요. 소녀 팬들은 이용규, 윤석민, 양현종, 안치홍에게 꺄악 소리를 지르지만 나이 지긋한 사장님 팬들은 택배로 화끈하게 질러요. 고요 속에 풍요. 주위에서 건강원 차려도 되겠다고 말할 정도에요. 종범신 전국에서 보내준 건강용품 덕분인지 5일에는 프로 18년 만에 첫 대타 홈런도 쳤어요. 여전히 팬 뿐 아니라 팀에도 꼭 필요한 선수라는 강한 외침이에요.

[스포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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