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스포츠] 야구선수에 심리상담이 필요한 이유

입력 2010-09-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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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멘털적 요소가 중요하다. 타고난 천재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선수들은 일 년 내내 경기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구선수에게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전성기시절 양준혁도 “4월 한 달 동안 기대와는 달리 계속해서 1할 대에 머물자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경기 마치고 집으로 운전하면서 돌아가는 와중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올시즌 박용택도 비슷한 감정을 겪었으리라.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도 있지만 선수가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고교를 갓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입단한 선수는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사회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프로야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등 모든 것이 고민이고 갈등이다. 할 줄 아는 것이 야구밖에 없는데 야구가 안 되면 모든 것이 무너지게 마련이다.

고교를 갓 졸업한 야수의 경우 기본적으로 2군에서 몇 년은 기량을 연마해야 한다. 투수는 그래도 신인에게도 기회가 찾아오는 편이다. 그러나 야수의 경우는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그러는 사이 2군 생활에 지치고 그대로 2군선수가 되어 방황할 수도 있다. 투수들은 수술이후 재활을 거치며 끊임없는 불안에 시달린다. 주전이든, 후보이든, 투수든, 야수든 모든 야구선수들은 포지셔닝에 상관없이 정신적인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육체만 준비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선수들을 위해 심리적 상담 및 치료에 관심을 갖고 시행하고 있는 구단은 필자가 알기로는 삼성 정도다. 삼성은 10여 년 전부터 선수들을 경북대 체육교육과에서 운동심리학을 담당하는 김진구 교수에게 보내 상담을 맡기고 있다. 김진구 교수는 “지금은 스스로 찾아오는 경우가 더 많기에 옛날에 비해서는 상황이 훨씬 나은 편이다. 짧은 시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사례도 있으니까 선수들의 심리를 관리해줄 전문가는 구단마다 꼭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선수단의 심리적 문제 해결과 관리는 현장지도자에게 의존할 수 없는 영역이다. 프런트가 나서서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강한 프런트가 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심리적 영역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프런트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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