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선수권 개막 이틀만에 첫 금
부상등에 시달려 세계1위 문턱서 번번이 좌절길헤이로와 접전끝 -81㎏ 안다리걸기 절반승
오늘은 왕기춘 -73㎏ 금 기대…종합우승 GO!김재범(한국마사회)의 유도에는 ‘투혼’이 서려있다. 2년 전, 전 국민 앞에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베이징올림픽에서 김재범은 급성 간염을 딛고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는 경기 도중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고서도 동메달을 따냈다.
주위에서는 그 투지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지만 김재범은 그럴수록 이를 악물었다. 세계 1위의 꿈을 미완으로 남겨둘 수 없다는 오기였다.
그리고 2010년 세계선수권이 열린 도쿄 요요기 국립체육관에는 10일 김재범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남자부 -81kg급 결승에서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브라질의 강자 레안드로 길헤이로를 안다리 걸기 절반승으로 꺾고 숙원인 우승을 현실로 만든 것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김재범은 1회전부터 부전승을 거두고 출발했고, 이어 헝가리,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네덜란드 선수와 맞붙은 2∼5회전을 잇달아 한판승, 절반승, 반칙승, 지도승으로 꺾고 4강까지 순항했다.
최대고비로 꼽힌 준결승 상대는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일본의 다카마쓰 마사히로. 그러나 김재범은 판정의 불리를 의식하지 않고, 안뒤축걸기 유효로 완벽한 판정승을 얻어 결승에 올라갔다.
푸른 도복을 입고 결승에 나선 김재범은 길헤이로와 일진일퇴, 공방을 벌였으나 결정적 기회를 포착하지 못했다. 오히려 앞으로 쓰러져 위기를 모면하는 아찔한 순간을 두 차례나 연출했다. 치열하게 버틴 양 선수는 5분이 흘러도 승부를 못 냈고, 추가로 3분 연장에 돌입했다. 그러나 막상 연장에 들어가자 필요한 시간은 16초뿐이었다. 연장 16초 만에 안다리걸기로 길헤이로를 뒤로 넘어뜨려 절반을 뽑아냈고, 그 순간 세계 1위가 가려졌다.
이로써 한국 유도대표팀은 대회 개막 이틀 만에 첫 금을 캐냈다. 대표팀은 11일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인 남자 -73kg급의 왕기춘이 출격한다.
한국유도는 일본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에서 종합우승을 노리고 있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