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리포트] 양상문 “이상훈 떠올리게 한 송승준 투혼”

입력 2010-10-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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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송승준은 30일 홀로 김포공항에 가 부산행 비행기를 탔다. 독감에 시달린 몸을 하루라도 빨리 집에 가 치료하라는 배려였다. 송승준은 감기에 편도선염이 겹친 와중에도 예정됐던 29일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등판을 강행, 5.1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실점은 적지 않았어도 선발로서 5이닝을 넘겨줘서 불펜 운용의 숨통을 틔웠고, 실제 롯데는 9회초 타선이 폭발해 10-5로 승리할 수 있었다.

롯데 양상문 투수코치(사진)는 30일 2차전 직전 “투수코치로서 2002년 이상훈(당시 LG) 이래 승준이한테 고마웠다”고 말했다. 당시 초인적 연투로 걱정이 된 양 코치가 한국시리즈에서 등판 의향을 묻자 이상훈은 “저한테 묻지 말고 결정만 내려주시면 된다”고 대답해 양 코치를 감복시켰는데 송승준도 “괜찮습니다. 자신 있습니다. 열하고는 상관없습니다”라고 주장해 끝까지 망설였던 로이스터 감독과 양 코치의 결단을 이끌어냈다.

롯데는 27일부터 송승준의 의사를 타진해왔고, 29일 1차전 당일에도 이재곤이 언제든 등판할 수 있게 준비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코치는 “승준이가 힘으로 던지는 투수라 힘이 너무 들어가 과거 2년 포스트시즌은 안 좋았지만 이번엔 힘 빠져서 (몸쪽 컨트롤에)기대를 했다. 그러나 나중엔 힘이 빠져 커브나 직구가 높게 형성됐다”고 안타까움을 섞어 분석했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진리를 증명한 송승준의 투혼이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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