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랙] ‘가을 사나이’ 두산 임재철, 11회말 지옥서 두산 구한 임이시여!

입력 2010-10-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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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두산베어스 대 삼성라이온즈 3차전 경기가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1회말 무사 만루 두산 임재철이 동점 2타점 좌전 2루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다시 잡은 선발찬스 오기 투혼
접전 연장11회서 천금 동점타
“마지막 가을 절박함으로 쳤다”
“이게 나의 마지막 가을잔치라는 생각으로 쳤습니다.”

두산 임재철(34)이 플레이오프 3차전, 6-8로 뒤지던 연장 11회말 무사만루에서 동점 좌월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이어진 무사 2·3루 찬스에서 손시헌의 끝내기 안타가 터졌고, 불펜투수를 모두 소진하며 열세였던 두산은 삼성을 극적으로 누르고 승리했다. 짜릿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임재철은 그토록 바라던 PO 3차전 MVP가 됐다. 경기 직후 덕아웃에서 만난 임재철은 “이전 타석 찬스(9회 1사 2·3루)에서 안지만 볼이 좋지 않아서 치려고 했는데 걸어 나가 아쉬웠다”며 “다시 찬스가 왔을 때는 놓치지 말고 하나만 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 내가 좋아하는 코스로 공이 왔고 맞히기만 한다는 생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볼카운트 2-2, 투수보다 타자에게 불리했지만 그는 침착하게 정인욱의 실투성 공을 받아쳤고, 2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2루까지 내달린 후 두 손을 번쩍 들고 포효했다.

임재철은 뛰어난 수비력과 컨택능력을 가진 외야수지만 지난 몇 년간 후배들에게 밀려 선발출장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올 포스트시즌에서 김경문 감독은 “그동안의 노력에 보답해주고 싶다”며 준PO 1차전 선발엔트리부터 그의 이름을 넣었다.

드디어 찾아온 기회. 오래전부터 철저하게 준비를 마친 그는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준PO에서는 5경기에 출장해 14타수 5안타(0.357)로 맹타를 휘두르는가 하면 호수비로 외야를 단단히 지켰다. “내가 미치겠다”고 약속한 PO에서는 2경기 동안 3타수 무안타, 2볼넷으로 다소 페이스가 떨어지는 듯 했지만 3차전에서 5회 교체 출장해 가장 중요한 순간, 가장 귀중한 안타를 때려냈다. 임재철은 “이게 내 마지막 가을잔치라는 생각으로 매 타석에 들어선다”며 “아내가 오늘 서울로 와 날 위해 예배를 드렸는데 아내의 기도 덕분인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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