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미친 방망이 누가 셀까

입력 2010-10-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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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오프에서 클린업트리오까지. 운명의 5차전, 삼성과 두산의 승부는 1번으로 출발해 3번 타순을 책임지며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박한이(왼쪽)와 이종욱의 어깨에 달렸다. [스포츠동아 DB]

0.471·결승타 2개 박한이 vs 3·4차전 5안타 불꽃 이종욱

PO 맹활약에 톱타자서 3번 승격 닮은꼴
‘KS 티켓+PO MVP’ 두토끼 몰이 대충돌
팀이 힘겨워질수록 더 단단해지는 2개의 방망이. 하지만 한 명의 것은 13일을 끝으로 담금질을 멈춘다. 벼랑끝 승부. 박한이(31·삼성)와 이종욱(30·두산)이 양팀 타선의 선봉장으로 나선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시리즈 시작 전부터 박한이를 키플레이어로 지목했다. 그리고 박한이는 1차전 결승홈런, 4차전 결승희생플라이 등 팀이 승리한 2경기에서 모두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4차전까지 시리즈 타율은 0.471(17타수8안타).

3차전까지 리드오프로 출전한 박한이는 4차전에서는 3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채태인∼박석민∼최형우 등 삼성의 중심타자들이 페넌트레이스 때의 패기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큰 경기 커리어가 있는 선수가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투수조의 적임자가 배영수라면, 야수조에서는 단연 박한이. 그는 박진만(77경기)과 진갑용(66경기)에 이어 포스트시즌 출전경기가 3번째(53경기)로 많다. 그의 분전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는 후배들에게도 큰 믿음을 주고 있다.

준PO에서 0.500(22타수11안타)을 기록하며 두산을 PO로 밀어올린 이종욱은 대표적인 가을 사나이다. 2007·2008년 PO에서 2년 연속 MVP를 거머쥐었다. 박한이와 마찬가지로 큰 경기 경험이 많아 위축됨이 없다.

이종욱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주로 1번 타자로 출장하면서도 득점권타율(0.359) 7위에 오르는 등 해결사 기질을 충분히 뽐냈다. PO에서도 정수빈에게 리드오프 자리를 물려주고, 3번 타순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4차전까지 타율은 0.333(15타수5안타). 특히 3·4차전에서 5안타를 집중시키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삼성으로 완전히 넘어가던 흐름을 뒤바꾸며, 명승부의 각본집필에 일조한 셈.

본업은 ‘밥상 차리기’이지만, 5차전에서 3번 타순에 배치될 공산이 크다. 삼성 김상수∼조동찬, 두산 정수빈∼오재원 등 테이블 세터진의 감이 좋아, 타점 기회가 많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두 선수의 공통점이다. 결정타 한 방이면, 한국시리즈 티켓과 PO MVP라는 두 마리 토끼도 잡을 수 있다. 과연 최후에 웃는 자는 누구일까.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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