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결산|삼성 험난했던 KS 진출과정] 배영수 4차전 구원 역투 ‘에이스의 귀환’

입력 2010-10-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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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배영수.

8회말 패배 위기서 등판 4타자 셧아웃
박한이1·4차전 결승타 폭발 가을 영웅
젊은 선수들 혈전경험 KS 큰무기될 듯
패기와 열정에 경험을 더한 승리! 이제 자신감까지 어우러져 삼성의 한국시리즈(KS) 도전은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첫 관문이었던 플레이오프(PO)는 결코 순탄치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8회말 터진 박한이의 역전 결승 우중월3점홈런으로 1차전을 6-5로 잡은 만큼 기세를 살려 손쉽게 KS 티켓을 거머쥘 줄 알았다. PO를 앞두고 삼성이 3승1패로 앞서리라던 전문가들의 예상 또한 큰 이변 없이 들어맞을 것 같았다.

그러나 싱커 투수 히메네스의 호투에 꽁꽁 묶인 2차전(3-4 패)과 일진일퇴의 공방 끝에 연장 11회까지 사투를 벌인 3차전(5-6 패)을 잇달아 내주면서 순식간에 흐름은 두산쪽으로 기울었다. 게다가 3차전에는 에이스 장원삼이 출격했다. 장원삼이 초반 4-0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2이닝 만에 강판하면서 ‘안정권 트리오’를 포함한 불펜 자원을 총동원하고도 패한 탓에 4차전 전망도 밝지 않았다. 누가 뭐래도 삼성의 강점은 불펜이다. 하지만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꼴로 당한 패배였기 때문이다.

삼성이 SK가 기다리고 있는 KS에 힘겹게 오를 수 있었던 계기는 4차전 8회말 2사 3루 핀치서 등판해 9회까지 4타자를 꽁꽁 얼려버린 ‘왕년의 에이스’ 배영수의 투혼 덕이었다. 5회까지 7-2 리드. 올 정규시즌에서 5회까지 앞선 경우 58승2패의 압도적 승률을 자랑했던 삼성이기에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다. 하지만 안지만까지 내고도 7-7 동점을 허용한 ‘마의 7회’를 겪으며 전날의 연장 패배가 엄습했다. 백약이 무효인 상황에서 8회초 박한이의 천금 같은 희생플라이로 간신히 리드를 되찾고, 5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됐다가 8회말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등판한 배영수가 노련하게 불을 끄면서 삼성은 PO 통과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5차전을 앞두고도 삼성 선동열 감독은 “올해는 팀을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우리 선수들이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난적 두산과 5차전까지 사투를 벌이면서 삼성이 얻은 무형의 자산은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팀의 리빌딩에는 더욱 탄력이 붙고, 나아가 최강 SK를 상대로도 위축되지 않고 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대구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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