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빼!” vs 선수 “꼭!”

입력 2010-1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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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 구단의 입장은

감독들 “이겨야 본전일 뿐”
선수들 “경기력 위해 필요”
상무의 K리그 잔류 여부에 대해 일선 감독과 선수들은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인다. K리그 감독 대다수는 상무의 K리그 참여를 껄끄러워하는 반면 선수들은 기량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감독들은 프로의 틀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무에 패하면 질타를 감수해야 한다. 한 마디로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망신이다.

형평성에 대한 지적도 있다.

A감독은 “상무의 시즌 초반과 종반 성적표를 잘 보라. 초반에 멤버가 풍부할 때는 승리가 많지만 막판에는 전역하는 인원이 많아 11명을 꾸리기도 힘들 정도가 된다. 최근 11명의 선수구성이 안 돼 우리 팀의 1명을 좀 늦게 전역시켜도 되겠냐는 문의까지 왔다”고 했다.

실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간 상무는 시즌 18패(07), 16패(08), 16패(09)를 각각 당했는데 이 가운데 8월 이후에 8패(07), 8패(08), 11패(09)를 기록했다. 중반 이후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올 시즌에도 현재 3승10무13패(승점 19)를 기록 중인데 8월 이후에는 6무6패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시즌 막판 상무를 상대하는 팀은 승점 3을 거저먹는 거나 다름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선수들의 의견은 다르다.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K리그에서 시즌을 치르는 게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 축구인은 “상무가 K리그에 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올해 입단이 예정된 선수들이 이를 연기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K리그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이 상무에서 부활하는 경우도 많다. 작년 전역한 김명중(전남)과 고슬기(울산)가 대표적인 예다.

고슬기는 2007년 말, 상무 입대 전까지 1군 경기 경험이 한 번도 없었지만 상무에서 두 시즌 간 48경기를 뛰었고 전역 후 울산으로 이적하는 등 성공시대를 열었다. 김명중도 상무에 다녀온 뒤 몸값이 크게 뛰었다.

평범한 선수가 상무에서 ‘보석’이 되는 현상이 한국축구 전체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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