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스포츠동아 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0/11/19/32733651.2.jpg)
장미란. [스포츠동아 DB]
풍부한 감성…눈 오는 날엔 시인으로
불꽃 승부의 현장서도 유머감각 빛나
역기 잡으면 근성과 리더십 추종 불허
여자역도 최중량급(+75kg) 용상(187kg)·합계(326kg) 세계기록 보유자. 여자역도 역사상 최고의 역사(力士). 세계에서 가장 힘 센 여성. 장미란(27·고양시청) 앞에 붙는 꼬리표들은 항상 ‘강인한’ 이미지를 풍긴다. 하지만 장미란의 일상은 이런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장미란에게는 어떤 다른 면모가 있을까불꽃 승부의 현장서도 유머감각 빛나
역기 잡으면 근성과 리더십 추종 불허
● 풍부한 감수성, ‘그녀는 자갈과 바닷물이 만나는 소리를 듣는다’
지난 겨울이었다. 태릉선수촌의 창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소복이 눈이 쌓여갔다. 운동을 위해 포기한 것들. 아름다운 풍경도 잠시 접어두어야 하는 상황. 그녀의 마음은 시상(詩想)이 떠오를 정도로 애잔해졌다. 장미란은 프리지어 꽃향기, 보랏빛, 그리고 이해인 수녀의 시를 좋아한다. 피아노 실력도 수준급이다.
운동 때문에 바빠서 그렇지, 그녀는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여행갈 때마다, 시장에 가기를 즐긴다”고 했다. “여러 사람들, 사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그리고 그것들을 풍부한 감수성으로 해석해낸다. 세계선수권이 끝난 직후였다. 친구들과 경남통영에 여행을 갔다. 한 밤의 바닷가. 눈앞은 칠흑이었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하지만 그 때, 그녀의 예민한 청각이 꿈틀거렸다. 장미란은 “자갈이 바닷물에 부딪히는 소리를 즐기고 돌아왔다”며 웃었다.
● 유머감각도 1등. ‘그녀 곁에서는 항상 웃음보 터진다’
9월 세계선수권. 멍수핀(중국)에게 용상에서 같은 무게를 든 뒤, 400g의 차이 계체로 패했을 때다.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돌아온 한 마디. “체중 재기 전에 기다리다 지쳐서, 물이랑 홍삼차 마셨는데 그것만 안 먹을 걸 그랬나 봐요.” 주변은 폭소바다였다.
무솽솽(중국)의 시대만 하더라도 세계여자역도에는 130kg대 선수들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량화 추세가 뚜렷하다. 장미란의 부상을 틈타 9월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의 체중은 약96kg. 반면, 장미란은 약116kg이다. 몸집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장미란은 귀염 섞인 투정을 부린다. “야, 예전에는 내 체격이 중간정도였어.” 동료들은 또 한번 배꼽을 잡는다.
● 왕 언니의 리더십, 남자후배들도 깍듯이 모시는 선배
수영대표팀 이문삼 트레이너는 “태릉에서 역도대표팀만큼 겸손한 선수들이 없다. 스타가 됐든, 아니든 한결같다”고 말한다. 이런 평판에는 장미란도 일조한 바가 크다. 어느덧 여자대표팀의 최고참.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맏언니의 솔선수범 리더십에 후배들도 큰 영향을 받았다. 베이징올림픽금메달리스트 사재혁(강원도청)은 “(장)미란 누나는 3년을 봐도, 30년을 본 사람 같다”며 신뢰를 보낸다.
따끔하게 충고를 하지만 사람을 품을 줄도 알기 때문에, 리더십은 더 빛을 본다. 타 종목 스타선수들에 대한 좋지 않은 얘기가 나올 때마다 장미란은 이렇게 말한다. “하나가 미우면, 다 미워 보이는 법이잖아요. 좋은 쪽을 봐줘야지요.” 사재혁이 부상 터널에서 힘들어 할 때, 다독여준 사람도 장미란이었다. 타국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9월 세계선수권 때는 긴장감 때문에 펑펑 울던 우크라이나 선수를 다독여줘 큰 박수를 받았다. 금메달라이벌이던 멍수핀(중국)은 장미란에게 “너무 예쁘다”며 우리말로 “언니, 언니”라며 쫓아 다닐 정도다.
● 장미에 돋친 유일한 가시. ‘오기의 미란을 건드리지 마세요’
세계선수권 직후였다. 사재혁의 장난기 섞인 한 마디. “누나 이제 끝난 것 같아.” 평소 인자하던 장미란의 낯빛이 변했다. “야, 내가 몸만 안 아프면, 상대도 안돼.” 당황한 사재혁은 꼬리를 내렸다. “누나 마음에 불을 댕겨 주려고 한거예요.” 결국 그녀는 아시안게임에서 투혼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든 것을 져주지만 단 하나, 운동에서만큼은 양보가 없다. 몸 관리부터 철저하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처럼 탄산음료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 벼락 스타가 돼서 잠시 해이해지는 후배들에게 건네는 “우리는 운동선수잖아”라는 충고는 자신에 대한 다짐이기도 하다.
광저우(중국)|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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