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도 감독도 관중도 ‘눈물의 챔프반지’

입력 2010-1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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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민(오른쪽)이 동료들에게 샴페인을 뿌리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10년만의 우승 순간
경기 종료를 알리는 긴 휘슬이 울린 순간, 8개월간의 긴 여정을 마친 FC서울 선수단은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토록 고대했던 K리그 정상.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승리한 서울은 1승1무로 올 시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0년 만에 되찾은 우승의 감격. 쉽지 않았다. 누구보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서울 벤치였다.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목이 타는 듯, 빙가다 감독은 쉼 없이 물을 들이키며 박만춘 통역, 안익수 수석코치와도 끊임없이 얘기를 나누며 필드 위의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전광판 스코어가 2-1 서울의 리드를 알리고 있던 후반 35분께부터 상암벌은 이미 “FC∼서울” 함성이 울려 퍼지는 축제의 장이었다. 스탠드를 가득 메운 팬들은 모두 기립 박수를 치며 홈 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드디어 승리를 알리는 축포가 터지자 코칭스태프를 얼싸안고 기뻐하던 빙가다 감독은 선뜻 필드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고개를 숙이고 있던 빙가다 감독의 눈가에는 눈물이 잔뜩 고여 있었다.

내년 시즌부터 부산 지휘봉을 잡게 된 안 수석코치는 후련한 표정으로 “내 할 일을 이제 다했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8월 컵 대회 우승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한 정상 세리머니도 장관이었다. 선수들은 흩날리는 꽃가루 속에서 록 그룹 퀸의 명곡 ‘위 아 더 챔피언’이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트로피를 들고 서포터스를 향했다.

K리그 역대 최다 관중을 향한 샴페인 세례와 따스한 손 키스. 영원히 기억될 서울의 아름다운 하루가 그렇게 저물고 있었다.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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