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라” vs “막아라”…취재진 정보전쟁도 ‘소핫’

입력 2011-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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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대회를 취재할 때면 아무래도 정보가 부족하다. 특히 상대국 선수들의 얼굴과 이름이 헷갈리는 것은 기본이다. 유명 스타가 아니고서야 거듭 확인이 필요하다.

카타르 아시안 컵도 마찬가지다. 국내 취재진은 외신 기자들과 자주 접촉하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하지만 적은 적. 공존하는 듯하지만 서로 경계하기 마련이다. 메인미디어센터(MMC)와 스타디움에서 마주치는 각 국 기자들은 결국 상대국들의 도움을 받지만 완벽하게 오픈(Open)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일부 선수들의 특성과 서로의 포메이션을 그려주며 정보 교환을 하는 듯 해도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각기 정보를 최소로 줄여서 알려준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조광래호의 주장 박지성은 왼쪽 측면 윙어나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 심지어 측면 풀백으로 위치를 전환하기도 한다.

물론 상대국 기자들도 전혀 생소한 선수 이름을 명단에 포함시킬 때가 많고, 부상자를 스타팅 라인업에 그려 넣기도 한다.

관전자 입장인 기자들이 그럴진대 각국 대표팀 미디어 담당관들은 더욱 조심하는 태도를 취한다.

최초 15분을 공개하라는 대회조직위 규정에 따라 마지못해 훈련 초반부를 보여주지만 시간이 지나면 칼 같이 내보내는 일이 허다하다. 인터뷰를 요청하면 “훈련 후에 하자”고 한 뒤, 조용히 사라지는 일도 자주 있다.

한국대표팀의 미디어담당관은 대한축구협회 홍보국 박일기 씨. 한때 외국인 감독의 통역으로 활동했을 정도로 유창한 영어를 자랑하는 박 씨이지만 상대국 기자들이 오면 금세 태도를 바꿔 차갑게 돌변한다.

바레인전을 앞두고 한 중동 기자가 다가와 한국 기자들과 선수들의 인터뷰를 통역해 달라는 부탁을 했지만 박 씨의 한 마디에 머쓱한 표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도하(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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