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들이 몰려온다, 잠실로…

입력 2011-0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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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 왼손 투수는 숙원이었다. 일본에서 컴백한 이혜천과 기존의 이현승(사진)을 주축으로 삼아 마운드의 왼쪽 날개를 대대적으로 보강한 두산이 더 위협적인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두산 이혜천 컴백…페레스 입단 채비
이현호 140㎞ 빠른 공 ‘즉시 전력감’
정대현·김창훈 등 신예 좌완도 기대
두산의 난제는 ‘좌완’이다.

OB를 포함해 두산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좌완투수는 단 3명. 1984년 12승, 1988년 13승을 올린 윤석환 현 두산 투수코치와 용병 개리 레스(2002년 16승·2004년 17승), 마이크 파머(2000년 10승)가 전부다.

지난 시즌에도 투수조의 좌우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용병 왈론드와 넥센 이현승을 영입했지만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이 전 해에는 후안 세데뇨(4승7패)와 크리스 니코스키(4승8패)가 합작 10승도 못올리며 실패작으로 남았다. 김경문 감독은 “제대로 된 좌완투수 한 명 키우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2011시즌 좌완인력이 수혈됐다. 지난해 일본 야쿠르트에서 계약이 완료된 후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혜천이 대표적이다.

그는 1998년 OB로 입단해 10년간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를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약했다.

부상으로 1년을 쉰 2007년을 제외하고는 한국리그에서 10시즌 중 절반을 100이닝 이상 던지며 마운드를 묵묵히 지켰다. 오랜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만큼 “신인의 마음으로 힘껏 던지겠다”고 남다른 의지도 불태우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 오달리스 페레스가 입단테스트를 통과하면 두산 좌완마운드에 한층 힘이 실린다.

페레스는 2008년 워싱턴을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를 떠났지만 2002년 LA 다저스에서 15승10패, 이듬해 12승12패를 올린 바 있다. 메이저리그 개인통산 성적은 73승82패, 방어율 4.48. 일단 이름값으로는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이현승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스스로 느끼는 게 많았을 것이다. 올해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며 믿음을 보였다. 실제 그는 지난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3.2이닝 1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부활을 예고했다.

신예 좌완들은 2011시즌 전지훈련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신인지명 2라운드에서 지명된 이현호는 140km대의 빠른 공과 남다른 근성으로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인상적인 투구를 보였던 정대현이나 김창훈, 만년 유망주로 불리고 있는 진야곱 등도 이번 캠프에서 테스트를 받는다.

비록 전지훈련에 제외됐지만 1차 지명된 최현진도 몸만 만들어진다면 언제든지 캠프합류가 가능하다.

최근 프로야구는 좌타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좌타자에 강한 좌투수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희귀하기 때문에 귀한 대접을 받지만 우완만큼 잘 던지는 좌완이 없다”는 윤 코치의 말처럼, 제대로 된 좌완투수가 드물다. 게다가 타 구단에 비해 유달리 ‘좌완 잔혹사’를 써왔던 두산. 올해는 과연 그 오랜 갈증을 풀 수 있을까?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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