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시절 스승 이명환 감독이 말하는 남태희] “남태희만큼 타고난 축구센스 못봤다”

입력 2011-0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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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감독-남태희.

4학년때 이미 주전돼 6학년과 경기
이런 성장세면 한국축구 보물될 것
“(남)태희 만한 선수는 아직 못 봤다.”

한국축구에는 1991년생 가운데 유독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남태희(발랑시엔), 지동원(전남 드래곤즈), 이용재(낭트), 석현준(아약스) 등이 모두 1991년생 동갑내기다. 이 중에서도 남태희는 학창시절 부동의 랭킹 1위였다. 부상 등의 이유로 지동원, 석현준, 한 살 아래 손흥민(함부르크)에 비해 A대표팀 발탁은 좀 늦었지만 학창시절에는 대적할 선수가 없었다.

이런 남태희의 재능을 가장 처음 발견한 사람이 경남 봉래초등학교 이명환 감독이다. 남태희가 금산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 손을 잡고 봉래초로 테스트를 받으러 왔을 때부터 6학년 졸업 때까지 지도했다.

봉래초는 대표팀 조광래 감독을 비롯해 정종선 언남고 감독, 경남 이병근 GK코치, 백지훈 등을 배출한 축구 명문이다. 2009년 이집트 U-20 월드컵 최고스타 김민우(21)도 5학년 때까지 봉래초에서 뛰었다. 1998년 코치를 시작으로 1999년 11월부터 봉래초를 이끌고 있는 이 감독은 “아직 태희 만큼 축구센스를 타고난 선수는 보지 못했다”고 단언했다.


● 보물 중의 보물


남태희가 초등학생 시절 진주에는 축구부가 있는 초등학교가 봉래초 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볼 좀 찬다는 선수들이 모두 모였다. 그러나 남태희는 더 특별했다.

“딱 보니 달랐다. 체격이 큰 편은 아닌데도 잔발이 빨라 스피드가 좋았고 볼도 쉽게 찼다. 무엇보다 열정과 집념이 대단했다. 4학년 때 이미 6학년들과 함께 뛰었다.” 초등학교 4학년이 주전으로 뛰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남태희의 탄탄한 기본기도 이 때 만들어졌다. 이 감독은 체력훈련보다는 선수들이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기본기 연습을 강조했다. 6학년 졸업 즈음 남태희를 데려가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스카우트들이 몰려들었다. 남태희는 이 감독, 아버지와 상의 끝에 현대중학교에 입학했고 현대고 시절 영국 레딩 연수를 떠났다.

이 감독은 “태희가 영국 연수를 갔다는 말을 듣고 스무 살이 되면 더 빛을 발할 것이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남태희의 A매치 데뷔전이었던 터키와의 경기 소감을 묻자 “대담하게 돌파도 하고 슛도 강하게 찰 때와 감아 찰 때 구분도 할 줄 알고 한 마디로 지(자기)답게 과감하게 차더라”며 웃음을 지었다.


● 팀플레이 강조


이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남태희를 지적한 적이 별로 없다. 그러나 초등학교 6학년 때는 혼을 많이 냈다. 당시 남태희는 또래 가운데 적수가 없었다. 경기 중 동료들에게도 짜증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레벨이 틀렸기 때문이다. 그 때마다 이 감독은 눈물이 쏙 빠지도록 꾸짖었다. 축구는 개인보다 팀플레이가 우선이라는 생각을 심어주려 애썼다. 남태희는 스승의 애정을 잊지 않고 있다. 한국에 올 때면 이 감독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모교에 꼭 들른다.

이 감독은 “한국축구에 보물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앞으로 지금처럼 잘 성장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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