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스타들, 오키나와 총집결…왜?

입력 2011-02-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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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삼성·한화 4개팀이 전훈 캠프
日오릭스·라쿠텐도 한국팀과 평가전
허구연·백인천 해설위원 등 속속 집결
오키나와는‘손수건 왕자’사이토 유키 때문에 난리법석이다. 사이토가 속한 니혼햄이 캠프를 차린 오키나와 북단의 나고구장에는 불펜피칭만 해도 2000명 이상이 몰린다.

던지면 당연 1면, 못 던지면 못 던진다고 신문 1면이다. 구단에서 개인 매니저까지 붙여줄 정도다. 오키나와 남부 나하 근방에는‘흥행 보증수표’요미우리가 캠프를 차렸고, 서쪽 차탄에는 주니치가 있다.

이런 인기구단과 달리 박찬호·이승엽이 속한 오릭스, 김병현이 속한 라쿠텐은 오키나와 열도에 속한 미야코지마와 구메지마에 캠프를 차린 뒤 본섬으로 들어왔다. 평가전을 치를 목적이기에 베이스캠프가 없다.

19일 오릭스-삼성 평가전 역시 삼성의 캠프지인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렸다. 수 천 명은 커녕 현지인을 제외하면 오릭스를 따라온 팬은 거의 없었다. 일본기자조차 열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거의 다 연차 어린 기자였다.

반대로 한국 취재진과 야구 관계자로 붐빈 아카마 구장은 한국 땅이나 마찬가지였다. 한국야구의 별들이 속속 경기에 맞춰 등장했다.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은 평상복 차림으로 나타나서 삼성 선수단과 반갑게 해후했다.

선 감독은 말을 아끼면서도 “유니폼 안 입고 야구 보니까 속 편하고 재미있네”라며 껄껄 웃었다. 백인천 전 삼성 감독도 와서 오릭스 이승엽의 인사를 받았다. 백 전 감독은 장갑을 선물했다. 해설자로 데뷔하는 양준혁도 이승엽과 재회했다.

이밖에 허구연 해설위원 등 방송 관계자도 집결했다. 스포츠닛폰의 요시나카 기자는 거꾸로 “한국에서 몇 명이나 온 겁니까?”라고 물어왔다. 삼성의 2-1 승리 직후 이승엽은 일본방송→한국방송·신문→일본신문→양준혁 대담 순서로 오릭스 선수 인터뷰를 혼자 다했다. 이미 팀의 중심으로 대우받았다.



하와이에서만 캠프를 했던 한화가 기노자로 들어옴에 따라 기존의 SK(구시카와), LG(이시카와)까지 총 4팀이 오키나와에서 최종 담금질을 한다. 오키나와 중부와 동북부는 한국야구가 점령한 셈이다. 여기에 이승엽, 김병현에 임창용(야쿠르트)까지 오키나와에서 땀을 흘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오키나와리그’에서 일본의 ‘텃세’도 등장했는데 주니치 오치아이 감독은 19일 11-1로 승리한 SK전에서도 한국 심판을 거부했다. 양국이 나눠서 보는 관례를 깨고, 일본 심판만 썼는데 SK 선수단 전체가 스트라이크존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마디씩 했다.

SK의 어느 코치는 “오키나와에 오면 시설은 정말 부러운데, 이 시설에 야구 이 정도 한다면 일본은 야구 잘하는 거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야구의 자신감이 오키나와 한복판에서 무르익고 있다.

구시카와(일본 오키나와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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