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용병 어찌하오리까?

입력 2011-0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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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선수 폐지론 찬반 팽팽

“한 명당 비용 연 3~5억원…폐지!”
“겨우 얻은 팬심…용병 빼면 찬물!”
프로배구 여자부 외국인선수 제도 폐지론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이에 대해 갑론을박이 뜨겁다.

구단 사무국장들로 구성된 실무위원회에서는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일선감독 등 현장에 있는 배구인들 사이에 반대기류가 높아 앞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18일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실무위원회에서는 여자부 외국인 선수 폐지를 합의하고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3월 중 열릴 예정이다.

GS칼텍스, 인삼공사, 현대건설, 흥국생명, 도로공사 등 5개 사무국장이 참석했는데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외국인선수 폐지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조심스럽다는 의견을 낸 반면 나머지 3개 구단은 적극 찬성했다. 내년 시즌부터 참가하는 기업은행은 중립이었다.


○찬성 - 비용절감 필요

외국인선수 폐지론자들이 내세우는 첫 번째 논리는 예산 절감이다.

구단 별로 편차는 있지만 보통 1년에 외국인선수 1명을 쓰는 데 드는 비용은 3∼5억원이다. KOVO가 정한 외국인선수 연봉 상한선인 28만 달러(3억1000만원)에 집과 차, 통역 등 부대비용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여자구단 1년 평균 예산 35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들은 “이 돈을 절감해 차라리 유소년이나 아마추어 육성 기금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 - 흥행에 찬물

외국인선수 폐지 반대론자들은 흥행이 위축될 거라 반박한다. 특히 현장 배구 인들의 우려가 크다. A감독은 “팬들의 관심을 받으려면 외국인선수가 필요하다. 국내선수가 기량을 키우기 어렵다는 것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오는 데 사실 여자배구는 초등학교부터 저변이 넓지 않아 외국인선수를 폐지해도 큰 효과는 거두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KOVO 경기운영위원회 B위원 역시 “감독관 석에서 보니 외국인선수가 빠지는 3세트는 지루했다. 내가 지루하면 곧 팬들도 지루하다는 것이다. 이제 여자배구 팬들을 조금이나마 확보했는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노파심이 생긴다”고 일침을 놨다.

B위원은 “여자농구도 다시 외국인선수를 도입한다는 말이 있던데 배구는 역행하는 것 아니냐. 구단 프런트 뿐 아니라 배구인의 의견도 수렴과정에 포함돼야 맞다“고 덧붙였다.

C위원은 “구단들이 외국인선수 폐지로 절감되는 금액을 유소년 육성에 쓴다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 생색내기 일 뿐이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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