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가빈 57점 원맨쇼…삼성 2연승

입력 2011-03-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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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삼성화재를 승리로 이끈 가빈(앞)이 환호하고 있다. 멀리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의 허탈한 표정과 비교가 된다.

현대캐피탈전 한경기 최다득점 신기록
5세트선 15점 중 나홀로 9점 맹폭격
현대 김호철 감독 “누구도 가빈 못막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모처럼 라이벌다운 명승부를 만들며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웃은 쪽은 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가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적지에서 2승을 먼저 따내며 현대캐피탈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삼성화재는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0∼2011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3-25 31-29 25-23 20-25 15-12)로 눌렀다. 26일 대전 3차전에서 승리하면 챔프전에 올라 대한항공과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된다.

삼성화재 가빈은 무려 57점(서브에이스 4점, 블로킹 2점)을 올렸다. 남자부에서 자신이 작성한 50점은 물론 여자부 인삼공사 몬타뇨가 기록한 53점을 뛰어넘는 V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이다.


○가빈과 삼성화재 집중력 시너지

가빈의 타점 높은 강타가 승리를 이끌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특히 막판 5세트에서 가빈은 무려 9점을 올렸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23일 경기 후 “가빈이 제 타점을 잡으면 어느 감독도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다”고 두 손을 들었는데 보란 듯 위력을 또 과시했다.

그러나 가빈의 화려한 공격을 뒷받침해준 건 역시 삼성화재의 집중력이었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전 “어제(1차전) 경기에 대해 많은 분들이 1세트를 내준 게 패인이라고 말씀 하시는데 나는 오히려 선수들에게 2,3세트에 대한 지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1세트를 아쉽게 내줬어도 2,3세트에서 정상적인 게임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현대캐피탈이 아닌 삼성화재 선수들이 김 감독의 지적을 정확하게 이행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1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2,3세트를 내리 가져왔다. 이것이 1차전의 현대캐피탈과 다른 모습이었다.

2,3세트도 쉽게 따낸 게 아니다. 수차례 위기가 있었다. 2세트 23-19로 앞서다가 연달아 4점을 내줬다. 고희진의 속공이 두 번 연속 윤봉우의 블로킹에 걸렸고 가반은 백어택 라인을 밟는 실수까지 했다.

이미 두 번의 작전타임을 다 써서 신치용 감독도 속수무책이었다. 경기는 순식간에 23-23이 됐고 듀스로 돌입했다. 삼성화재 선수들은 맥이 풀릴 법도 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점씩 주고받다가 가빈의 스파이크와 고희진의 블로킹으로 기어이 31-29로 마무리를 지었다.

3세트에서도 삼성화재는 초반 2∼3점 차 리드를 유지하다가 현대캐피탈의 끈질긴 추격에 막판에 따라잡혔다. 그러나 막판 집중력이 한 수 위였기에 25-23에서 상대를 따돌렸다.

삼성화재는 4세트를 내줬지만 5세트에서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천안|윤태석 기자(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임진환 기자(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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