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두 투수의 회춘 비밀] 두산 김선우 “탄탄한 하체서 불끈 구위”

입력 2011-05-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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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투수놀음이고, 에이스는 그 투수 중에서도 중심이다. 에이스의 역할은 단지 ‘야구실력’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김선우는 더 매력적인 투수다.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후배의 마음까지 다독이고 있으니 말이다. 사진은 8일 잠실 롯데전에서 완봉 역투를 펼치는 김선우. 스포츠동아 DB

하체 밸런스 안정되자 던지면 QS피칭
방어율 1위…투수맏형 책임감도 한몫
SK 이승호(37번)와 두산 김선우, 30대 중반에 접어든 중년 투수들이 2011년 프로야구의 블루칩으로 떠오를지 누가 알았을까?

어쩌면 전성기를 지난 시점에 역투를 펼치고 있는 두 투수의 ‘회춘’ 비결을 탐색해본다.두산 김선우(34)가 달라졌다. 9일까지 46이닝(한화 류현진, LG 박현준에 이어 3번째 최다이닝·평균 6.6이닝)을 던져 방어율 1.76(전체 1위)을 기록 중이다. 3일 잠실 LG전에서 7이닝 무실점하고도 승을 챙기지 못했지만 8일 잠실 롯데전에서 단 94개의 공으로 상대 강타자들의 손발을 꽁꽁 묶으며 국내무대 첫 완봉승을 거뒀다.

물론 지난해에도 13승6패(방어율 4.02)로 제 역할을 해줬지만 올해는 꾸준함을 더했다. 총 7번의 등판에서 4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고 4번 모두 7이닝 이상씩을 소화했다. 4월 5일 목동 넥센전과 4월 10일 잠실 KIA전도 실책이 겹쳤을 뿐, 지금까지 8개 구단 투수들 중 가장 안정적인 피칭을 보이고 있다.

김선우가 올해 이처럼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는 비결은 하체밸런스에 있다. 윤석환 투수코치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투수들 중 하체밸런스가 가장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투구시 하체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볼에 힘이 더 실리고 변화구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스로 긴장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고질적인 무릎통증 때문에 꾸준히 보강운동을 하며 몸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투수조 맏형으로서의 책임감이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일례로 3일 마무리 임태훈의 블론세이브로 호투하고도 승을 올리지 못했지만 그는 “네가 던지고 싶었던 볼로 승부했다면 그걸로 됐다”며 후배의 어깨를 다독였다. 눈앞의 1승보다 경험을 통해 후배투수가 성장하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이다.

김경문 감독도 “성적도 성적이지만 (김)선우가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본인은 손사래를 치지만 ‘진정한 에이스’라는 호칭이 과하지 않은 이유다.

홍재현 기자(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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