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마운드 붕괴, 두산 뒷걸음질 이유”

입력 2011-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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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임태훈-이종욱. 스포츠동아DB

섬싱스페셜 | 두산의 추락 바라보는 전문가 5인의 눈

페르난도 기대 이하…임태훈까지 이탈
선발→불펜→타선 도미노처럼 팀 무너져
이종욱 등 부상 전력 복귀시점도 늦어
정신 무장…선수들 스스로 헤쳐나가야
두산은 9일 광주 KIA전에서 패해 1145일 만에 7위로 떨어졌다. 10일 잠실 SK전에서 승리하며 다시 6위는 탈환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이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두산의 추락에 허구연 MBC 해설위원, 이효봉, 이순철,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이용철 KBS 해설위원 등 야구 전문가 5명은 “두산답지 못한 플레이가 계속 되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무너진 마운드와 부상 선수들의 전력 이탈

5명의 해설위원은 두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무너진 마운드’를 꼽았다. 이효봉 위원은 “선발로 제대로 던지는 투수가 김선우, 니퍼트, 이용찬밖에 없다. 페르난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피칭을 하면서 팀에 악영향을 미쳤고 임태훈이 빠지면서 불펜이 약화됐다. 이혜천, 이현승도 제 역할을 못 해주면서 마운드가 붕괴됐다”고 했다. 양상문 위원도 “선발이 무너지면서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고 타격마저 안 맞으면서 도미노현상처럼 팀이 무너졌다”고 꼬집었다.

허구연 위원은 부상선수의 전력이탈에 무게를 뒀다. 허 위원은 “손시헌 양의지 이종욱 등 부상선수들이 생각보다 많고 복귀시점도 늦춰지고 있다”며 “그동안 두산은 누군가가 빠져도 대체요원이 빈 자리를 메워줬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이 전혀 채워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철 위원은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드오프 이종욱이 출루해 내야를 흔들고, 김현수가 뒤에서 진루타, 적시타를 쳐주는 것이 두산의 타점공식이었지만 그것이 무너졌다는 얘기다. 이순철 위원은 “이종욱이 손가락부상으로 전혀 뛰지 못 하고 있고 김현수가 현재 기록하는 타율은 좋을지 몰라도 타점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두산이 헤매고 있다”고 했다. 이효봉 위원 역시 “결론은 하나다. 해줘야할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선수단 정신력 무장이 첫 번째

하지만 무엇보다 ‘정신력의 재무장’을 가장 강조했다. 이용철 위원은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무너지게 돼있다”며 “선수단, 프런트, 코칭스태프 모두 합심해 매너리즘에 빠진 팀 분위기를 빨리 추스르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효봉 위원도 “두산은 나머지 7개 구단이 두려워하던 강팀이었는데 팀이 급격히 무너지자 선수들 스스로도 당황한 듯하다”며 “타 팀 선수들도 그라운드에서 맞붙어보면 상대팀 선수들이 싸울 의욕이 있는지 없는지 안다. 일단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개인보다는 팀을 생각하며 팀워크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순철 위원 역시 “어떻게 보면 두산이 매년 포스트시즌에 나간 것이 독으로 작용했다. 우승하려면 페넌트레이스 1, 2위가 돼야하는데 그게 안 될 것 같으니까 선수들이 심적으로 미리 포기해버리는 것이다”며 “야구실력은 미시적 슬럼프는 있어도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게 아니다. 정신력 문제라고 본다. 두산은 의지만 빨리 회복하면 언제든지 치고 올라갈 힘이 있다”고 했다.

두산 사령탑 김경문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김 감독은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한다”고 현실을 직시하고는 “열심히 하고 지는 건 괜찮다. 하지만 항상 응원해주는 우리 팬들에게 부끄러운 야구를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고무적인 것은 이날 SK전에서 0-4로 지던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를 뒤집었다는 점이다.

잠실 |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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