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인터뷰] LG 임찬규 “가장 닮고 싶은 투수? 최동원·이상훈”

입력 2011-06-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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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신인왕 되면 사이판 전훈때 췄던 춤 한번 더?
업그레이드된 더 멋있는 춤 보여 줘야죠



-체인지업 좋은데 많이 안쓰는 이유는 뭐죠?
직구·커브 맞아나갈 때 써먹기로 했어요



-보크 다음날 한화덕아웃에 가서 무슨얘기?
류현진 선배가 “보크 맞지?” 꿀밤 때렸죠



-첫승 볼 이동현선수에게 받았는지 궁금해요

협상 하자는데 안주면 완봉 공 챙길래요

LG 투수 임찬규(19)는 올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내로라하는 거물타자를 상대로도 피해가지 않는 정면승부를 펼치는 강심장은 고졸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프로야구에서 “신인이 미치는 팀은 이긴다”는 속설이 있는데, 만년 하위팀 LG가 올시즌 선두권 싸움을 벌이는 데는 임찬규의 가세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LG 팬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는 ‘잠실의 아이돌 스타’ 수준이다. 임찬규는 팬들의 질문 하나하나를 흥미로워하면서 마운드에서처럼 거침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짓궂은 질문에는 농담으로 피해가는 노련함마저 발휘했다. 임찬규는 @PUREPRIN, @fkdtpfl, @applesarang 3명을 친필 사인볼(MAX스포츠 협찬) 당첨자로 직접 뽑았다. 다음 트위터인터뷰 대상은 KIA 김선빈이다.


-‘프로가 확실히 다르긴 다르구나’ 하고 처음 느꼈던 순간은?(@sweetyjunny)

“제대로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안타나 홈런이 나올 때요. 그리고 내가 점수를 내줬는데 우리팀이 점수를 낼 때 신기했어요. 고등학교 때는 1-0, 2-0 승부가 대부분이라 내가 점수 주면 끝이었거든요.”


-중계 때 덕아웃에서 물 뿌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는데, 그 외에도 막내로서 하는 일이 뭐가 있는지 궁금합니다.(@incoption_ko)

“아이스박스에 얼음 가득 채워서 배달도 하고요, 선배들 글러브도 챙겨드리고…. 덕아웃에서 목소리 크게 파이팅도 외쳐요. 그런데 윤상균 선배 목소리가 제일 커요. 저도 소리 지른다고 지르는데 윤상균 선배 목소리엔 못 따라가겠더라고요.”

임찬규(맨 왼쪽)가 가동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3년, 친구들과 함께 잠실구장 LG 라커룸 앞에서 LG 포수 조인성과 기념촬영을 했다. 8년 후인 올시즌, 임찬규는 어린 시절 자신의 영웅이었던 조인성이 받아 주는 공을 뿌리고 있다.사진제공 | 임찬규



-어린 시절 조인성 선수와 찍은 사진을 인터넷으로 보게 됐는데요. 커서 조인성 선수와 같은 팀에서 경기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셨나요?(@LGTwins62)

“2003년인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는 분 도움으로 잠실구장에 들어와 라커룸 앞에서 친구들과 운 좋게 조인성 선배님하고 사진을 찍었어요. 그때는 너무 어려서 조인성 선배님과 같이 뛴다는 생각조차 못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조인성 포수와 꼭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 영광스럽죠. 그때 받은 조인성 선배님 사인은 아직도 집에 있어요. 마르티네스, 이상훈 선배 등 LG선수 사인 받은 거 많아요. 저도 그래서 어린이들한테는 꼭 사인을 해줘요. 그 친구들도 꿈을 키울 수 있으니까요.”


-가장 존경하는 투수는요?(@wlgml5241)

“선발이면 최동원 선배, 마무리면 이상훈 선배님을 닮고 싶어요. 최동원 선배님은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활약하셨던 분이지만 TV를 통해 예전 한국시리즈를 보는데 1984년 롯데가 우승할 때 혼자 4승을 기록하셨잖아요. 와일드한 폼과 정명승부, 정신력을 본받고 싶어요. 야생마 이상훈 선배는 마운드로 달려가시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어요. 저도 마운드로 뛰어가 봤는데 숨이 가빠 안 되겠더라고요. 저는 조랑말인 것 같아요.”

당차다. 씩씩하다. 막 고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한 신인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배짱이 좋다. LG 마운드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임찬규는 팬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흥미를 보이면서 거침없는 답변을 이어나갔다. 잠실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당찬규’로 불리고 있는데 불리고 싶은 별명이 있나요?(@Sseul_P) 듣고 싶은 별명이 뭔지 궁금하네요.(@_jiha)

“당찬규도 괜찮고, 귀엽다는 뜻으로 기홍이라고 부르시던데 괜찮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야생마, 적토마처럼 말이 들어가는 별명이 좋은데…. 조랑말도 괜찮고, 치타나 뭐 그런 달리는 동물 좋아요. 제 싸이월드에 어떤 분이 ‘불꽃직구’라고 하던데 그거 마음에 들었어요. ‘돌직구’는 오승환 선배님이 있으니까 저는 ‘불꽃직구’. 멋있는 거 하나 지어주세요.”


-이병규 선수 홈런 치고 들어왔을 때 소심하게 헬멧 치는 게 꽤 귀여웠는데, 임찬규 선수한테 어떤 선배인가요?(@dakgogi_BK)

“어릴 때나 지금이나 제 마음 속의 슈퍼스타. 지금도 벤치에 앉아 멀리서 이병규 선배님 플레이하시는 거 보면 정말 멋있어요. 편하게 대해 주시고, 시즌 초에 룸메이트가 됐을 때 가끔 제가 질문을 하면 대답도 잘 해주셨어요.”


-사직 경기에서 9회에 황재균 선수에게 홈런 맞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끄덕했는데 무슨 생각을 했는지?(@jjong820)

“힘으로 붙고 싶어 공을 꽂아봤는데 프로에서는 역시 힘으로 붙어도 가운데 몰리고 타이밍 맞으면 다 넘어간다는 걸 깨달았어요. 좋은 경험이었죠. 그래서 다음날 만루상황에서 황재균 선배를 삼진으로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올해 신인왕이 된다면 사이판 전지훈련참관단 앞에서 췄던 춤을 다시 출 수 있나요?ㅋㅋ(@PUREPRIN)

“신인왕만 된다면 업그레이드된 춤, 더 멋있는 춤을 보여줘야죠. 제가 리듬감은 좀 있거든요. 하하. 노래도 잘 불러요. 춤과 노래에 끼를 가지고 있는데 투수라 마운드에서 발산할 수도 없고…. 랩이나 발라드 다 소화해요. (슈퍼스타 K에 나갈 생각 없느냐는 추가 질문에) 거기 나가면 안 되죠. 제가 1등할 텐데…. 하하하”


-체인지업이 좋은 것 같은데, 다른 변화구(주로 커브)만큼 안 던지는 이유는? 직구가 좋아서 특히 효과가 있을 것 같은데요.(@heejaeN)

“건방지게 보는 사람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커브하고 직구만 던져도 된다고 생각해요. 조인성 선배님과 얘기를 했는데 지금은 체인지업을 아껴뒀다가 직구 커브가 분석되고 맞아나갈 때 써먹기로 했어요.”


-찬규 선수 아버지께서 KIA팬이셨다고 들었어요. 지금 아버님은 어느 팀을 응원하시나요?(@baekmickey)

“아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해태 골수팬이셨어요. 항상 김봉연 김성한 이순철 이종범 선수 얘기만 하세요. 어릴 때 저는 LG팬이라 잠실구장 가면 아버지는 해태, 저는 LG 관중석에 앉아 응원하다 경기 끝나고 만났어요. 제가 LG 입단하니까 LG 응원하시는데 그래도 30년 KIA팬이 어디 가시겠어요? 제가 이종범 선배 삼진으로 잡으니까 ‘잘 던졌다’고 칭찬하시더니 안타 맞으니까 ‘역시 이종범이야’라고 좋아하시더라고요. 아직도 이종범 선수만 보시면 가슴이 설렌대요.”


-어머니께서 보약을 챙겨주신다고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보약이나 음식은 어떤 건지 궁금하네요.(@fkdtpfl)

“챙겨주실 건가요? 보약 하나 챙겨주세요. 사인볼 하나 드려야겠네.”


-임찬규에게 보크란?(@applesarang)

“……. 하하하. 그냥 사인볼 하나 드릴게요. 이분 당첨.”


-이번 심판의 보크 오심 다음날 한화선수들과 덕아웃에서 대화하는 사진을 보았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나요?(@hoonnang)

“류현진 선배가 ‘보크 맞지?’라고 장난을 거시더라고요. 그래서 ‘전 정신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대답했더니 ‘보크 맞아’라며 꿀밤 한대 때리시라고요.”


-첫승 공 아직도 이동현 선수가 가지고 있는지, 받았다면 어떻게 받았는지 궁금해요!(@rkdtpfl)

“아직요. 이동현 선배는 협상을 하러 오기를 기다리시는데 전 공 안 주시면 그냥 선발투수로 완봉승할 때 공만 챙길래요. 지금은 마무리도 멋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죽기 전에 언젠가는 선발 한번 하지 않겠어요? 하하하.”


-10년 후면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g_clef624) 신인 선수인데 은퇴할 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요?(@94choi)

“LG 프랜차이즈 스타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 류현진 윤석민 봉중근 선배처럼 WBC 등 국제무대에 나가서 큰 역할을 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팬들이 묻고 선수들이 답하는 ‘트위터 인터뷰’ 다음차례는 KIA 작은거인 김선빈 입니다.

정리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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