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LG 박현준 (우) LG 임찬규. 스포츠동아DB.
LG 신인투수 임찬규는 12일 군산 KIA전을 앞두고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었다. 다른 선수들도 “모처럼 포식했다”며 즐거워했다. 에이스 박현준의 아버지가 전날 밤 한턱을 쐈기 때문이었다.
전주는 박현준의 고향. 그의 부친은 지금도 전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다. 박현준의 아버지는 자식 같은 LG 선수들이 군산 원정을 와서 전주의 한 호텔에 묵자 몸보신을 위해 지인을 통해 보신탕을 푸짐하게 준비했다.
11일 KIA전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은 소식을 듣고 박현준 집으로 달려갔다. 피곤한 선수들도 있고, 보신탕을 먹지 않는 선수도 있어서 “먹을 사람만 오라”고 초청했는데 투수는 물론 야수들까지 20명 가까이 들이닥쳤다. 그런데 정작 박현준은 보신탕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박현준의 아버지는 아들처럼 보신탕을 먹지 않는 선수들을 배려해 오리고기까지 푸짐하게 준비하는 성의를 보였다.
박현준은 “난 오리고기를 먹었다”며 웃었지만, 박현준과 절친한 임찬규는 “보신탕을 좋아하지는 않아도 난 스태미너에 좋다니까 배불리 먹었다”면서 배를 두드렸다. 이날 타자들이 구위가 빼어난 KIA 선발투수 윤석민을 상대로 힘을 쓰지는 못했지만, 박현준 아버지의 정성을 먹은 효과는 이후에 나타나지 않을까.
군산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