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넥센 김대우, 삼진 잡는 잠수함…무기는 성실

입력 2011-06-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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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나타난 정통 잠수함 투수. 넥센 김대우는 2011년 한국프로야구의 깜짝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산 152승을 기록한 레전드 잠수함투수 이강철 코치는 “투구폼이 예쁘다”며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했다. 스포츠동아 DB.

혜성처럼 나타난 정통 잠수함 투수. 넥센 김대우는 2011년 한국프로야구의 깜짝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산 152승을 기록한 레전드 잠수함투수 이강철 코치는 “투구폼이 예쁘다”며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했다. 스포츠동아 DB.

야수로 가능성 없어 선택한 투수
대학 4년간 달빛 아래 새도피칭
휴가때도 홀로 훈련 또 훈련
140km 떠오르는 직구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넥센의 루키 김대우(23)가 주목받고 있다. 김대우는 삼진잡는 언더핸드 투수다. 지난 4일 한화와의 프로데뷔전에서 3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 화려하게 프로 신고식을 마쳤다. 데뷔후 4경기에 나가 6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기록했다.

김대우의 빠른 공은 떠오른다. 최고 시속 140km 직구가 타자앞에서 떠오르면 타자는 속수무책이다. 커브도 좋고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씩씩함도 돋보인다. 언더핸드의 레전드인 KIA 이강철 투수코치는 “투구폼이 너무 좋다”며 큰 기대를 나타냈고, SK 정대현은 “떠오르는 직구가 인상적”이라고 칭찬했다. 언더핸드는 희소성이 크다. 김대우는 빠른 공으로 삼진을 잡는 언더핸드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신형 잠수함 김대우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대우가 말하는 김대우

“어머니의 ‘대우는 대기만성형!’
가슴아픈 칭찬이 날 춤추게했다”



○타자 앞에서 공이 떠오른다

프로데뷔전인 4일 한화전에서 3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았다. 최고시속 140km의 떠오르는 공에 최진행과 정원석, 김경언이 꼼짝하지 못했다. 김대우의 빠른 공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떠오른다. 언더핸드 투수가 빠른 공으로 타자를 돌려세우는 장면은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이다. 김병현(라쿠텐)이 애리조나 시절 ‘업슛’으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모습이후 처음이다.

김대우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정대현(SK)과 와타나베(지바 롯데)는 김대우처럼 볼이 빠르지 않다. 김대우는 임팩트가 좋다. 낮은 릴리스포인트지만 손목이 세워져 있고 강한 손목으로 스피드를 만들어낸다. 정민태 투수코치는 “하체 밸런스와 허리움직임이 좋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임팩트가 강해진다”고 칭찬했다. 최고시속 140km의 떠오르는 직구는 결코 아무나 던질 수 있는 공이 아니다.


○달을 벗삼아 4년 동안 준비했다



김대우는 자신을 “운동에 소질이 없는 선수”라고 했다. 초등학교때 아버지에게 두달 동안 자전거를 배웠지만 실패했고 야구선수로도 철저한 무명이었다. “항상 1루수에 7번타자였어요. 야구 못하는 거잖아요.” 서울고 2학년말에 사이드암 투수가 됐다. 야수로 가능성이 없었던 그가 선택한 마지막 길이었다.

그 이후 아예 언더핸드로 팔을 더 내렸다. 지바 롯데 와타나베를 좋아했고 옆으로 던지는 데는 자신이 있었다. 그때부터 와타나베와 함께 살았다. 아버지 친구가 와타나베의 연속투구폼이 실린 일본책을 선물해 주면서 자세한 설명까지 적어줬다.

홍익대에서는 4년동안 달빛 아래서 섀도피칭을 했다. 매일 밤 10시면 어김없이 숙소 뒷산에 올라 와타나베를 생각하며 던졌다. 휴가때도 홀로 숙소에 남아 스스로 짠 훈련스케줄대로 움직였다. 김대우는 대학 4년 동안 통산 10경기에 나갔다. 1승도 못했고 방어율 6.00에 27이닝 동안 18점을 내줬다. 성적은 평범했지만 대학 4년 동안 김대우는 프로행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올해 목표는 1군에서 씩씩하게 던지는 것

“어머니께서 항상 ‘너는 대기만성형이야’라고 하셨죠.” 어머니가 고교시절 다른 학부형들에게 ‘우리 대우는 대기만성형’이라고 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김대우는 목표속에서 산다. 1년 목표와 한달 목표, 일주일 목표, 당일 목표가 있다. “고교시절까지는 생각없이 살았어요. 계획도 없고 저 자신에 대한 투자를 너무 안했죠.”

김대우는 홈경기때 지하철을 이용한다. 이번주 목표는 지난주에 산 자기계발서를 지하철에서 다 읽는 것이다. 서울고 시절까지 김대우는 팀에서 가장 느린 선수였다. 홍익대 1학년때 그는 시즌 목표를 팀에서 5번째 빠른 선수로 잡았다. 느린 선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엉성한 러닝폼을 바꾸고 1년 동안 항상 맨앞에서 뛰었다. 졸업할때 그는 팀에서 두번째로 빠른 선수가 됐다. 올해 목표는 1군에서 시즌끝까지 씩씩하게 던지는 것이다.


○손목이 살아있다

김대우의 장점은 떠오르는 직구다. 커브도 좋다. 정대현의 싱커처럼 떨어지는 구종만 보태지면 금상첨화다. 김대우는 3가지의 구종을 연습하고 있다. 싱커, 서클체인지업, 스플리터다. 이강철 KIA코치와 SK 정대현은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김대우가 언더핸드의 낮은 릴리스포인트에서도 손목이 세워져 있어 싱커습득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정명원 넥센코치는 지난 겨울 눈오던 날을 떠올린다. “눈이 꽤 많이 내렸어요. 그날 김대우가 피칭 200개를 했죠.” 눈이 오는데도 땀을 뻘뻘 흘리며 “코치님! 눈오는 날 피칭은 멋진 추억인데요”라고 하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김대우는 생각하면서 훈련하는 노력파다. 김대우는 “이강철, 정대현 선배님처럼 팬들에게 기억되는 언더핸드 투수가 되는 게 가장 큰 꿈”이라고 했다. 신형 잠수함 김대우가 이제 막 발진했다. 그는 핵잠수함도 될 수 있는 투수다.

▶김시진 감독이 말하는 김대우
“싸움닭 기질 마음에 든다”



○공격적인 투구

젊은 투수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공격적인 투구다. 김대우는 싸우려는 자세가 보인다. 구위보다 더 중요한 게 멘탈이다. 싸움닭 기질이 마음에 든다. 팀의 기둥으로 키우고 싶다. 빠른볼과 싸움닭 기질, 그리고 완벽한 투구폼을 갖고 있다. 지금 폼이면 자연스럽게 좋은 공을 던질 것이다. 팀의 기둥으로 키우고 싶다.


○승리조에 투입하겠다

김대우를 승리조에 넣어 투입할 생각이다. 1이닝은 직구만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올시즌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게 할 생각이다.

▶명품 잠수함들이 말하는 김대우
정대현 “내가 꿈꿔왔던 폼이다”



○KIA 이강철 투수코치(통산 152승, 53세이브, 방어율 3.29)

TV로 보면서 빠른 공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놀랐다. 느린 그림때 손목의 위치를 유심히 봤는데 상당히 낮은 위치에서도 손목이 살아 있었다. 그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이유다. 손목이 살아 있어 싱커를 배우는데도 유리한 점이 있다. 투구폼도 완벽할 정도로 예쁘다. 당연히 좋은 공을 던질 수밖에 없고 컨트롤도 좋을 것이다. 직구만으로도 1∼2이닝은 막을 것 같다.


○SK 정대현(통산 31승, 91세이브, 71홀드, 방어율 2.01)

대학시절 내가 꿈꿨던 폼이다.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었는데 다리부상이 있어서 스피드 대신 공의 변화를 선택했다. 상당히 낮은 릴리스포인트에서 던지는 김대우의 직구는 명품이다. 커브를 보면서 내 커브랑 비슷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모처럼 좋은 언더핸드 투수 후배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 언더핸드가 좌타자에 약하다는 것은 편견일 뿐이다.


○김대우는?

▲생년월일=1988년 11월22일
▲출신교=역삼초∼대치중∼서울고∼홍익대
▲키· 몸무게=183cm·83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11년 넥센 2차9번(전체67번)지명
▲계약금=2000만원
▲2011년 연봉=24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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