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삼성 박석민, 쾅 쾅! 5안타 6타점…박석민쇼

입력 2011-06-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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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타석 대포 등 생애 최다안타·타점

옛 스승 한대화 감독 앞서 화력시범

“찬스서 더 집중…올 목표는 10도루”
삼성 박석민(26)에게는 별난 징크스가 있다. 한화와 맞붙을 때면 늘 옛 스승인 한대화 감독을 만나야 한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삼성에서 타격 및 수석코치로 일했던 한 감독의 손을 한번 잡고 타석에 들어서야 힘이 불끈 솟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감독에게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 바로 박석민. 그래서 둘 사이에선 종종 숨바꼭질이 벌어진다.

22일 경기를 앞두고도 박석민은 어김없이 한 감독을 찾아 헤맸다. 한 감독은 대구구장 원정팀 임원실에 숨어 있었다. 하지만 안방의 지형지물(?)에 익숙한 박석민에게 한 감독은 금세 머리칼을 들켰다. 미안했던지 피로회복제 한 병을 챙겨들고 나타난 박석민은 꾸벅 인사를 건네며 반가운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고는 슬그머니 한 감독의 손을 또 만졌다. 피로회복제를 거들떠도 안 본 한 감독은 “빨리 가, 이 놈아”라며 호통을 쳤다. 그러나 박석민은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뒤였다.

전날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펄펄 날았던 박석민은 이날도 1회 1사 2루 첫 타석부터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볼카운트 0-2서 한화 선발 장민제의 몸쪽 낮은 직구(시속 136km)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즌 8호 아치. 불붙은 그의 방망이는 4-1으로 앞선 2회 1사 2·3루서 또 터졌다. 이번에는 바뀐 투수 윤규진의 2구째 가운데 낮은 직구(시속 144km)를 밀어 쳐 우측 담장 너머로 보냈다. 그로선 프로 4번째 연타석 대포였다.

삼성이 9-1로 크게 앞선 4회말 무사 만루서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중단되는 바람에 박석민으로선 잠시나마 애간장을 졸여야 했다. 5회초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심판진이 경기진행이 힘들다고 판단할 경우 정식경기로 성립되지 못해 모처럼의 화끈한 맹타가 물거품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가 내리는 동안 굳었던 그의 얼굴은 15분 뒤 경기가 재개되면서 활짝 펴졌다.

공식 프로필상으로는 이날이 박석민의 26번째 생일. 6회말 그가 5번째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석에선 생일축하송이 울려 퍼졌다. 7회 수비서 강명구로 교체된 그의 이날 성적은 5타수 5안타 2홈런 6타점 4득점. 2004년 프로 데뷔 후 첫 5안타 경기이자 최다타점 경기였다.
○박석민
=1회부터 찬스가 오면 해결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타석에 들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지난주까지는 컨디션이 별로였는데 이번 주 홈경기를 맞이해 매일 특타를 꾸준히 한 덕에 감이 잡히고 있다. 중심타선이라 찬스에서 좀 더 집중하고, 내 스스로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팀 우승이 우선이고, 10도루가 개인적 목표다.(4회말 경기 중단 상황에 대해선) 모처럼 긴장했다.

대구 | 정재우 기자(트위터 @jace2020)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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