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보약 먹고…미운오리 페르난도 날다

입력 2011-09-0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페르난도. 스포츠동아 DB.

6점대 방어율…한달 여 2군 절치부심

1군복귀 이틀연속 S …마무리 눈도장
악동의 개과천선이다. 두산 페르난도(사진)가 1군 복귀 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팀에 희망을 안겼다. 그는 7월 31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실점하며 패전을 떠안았다. 시즌 성적도 13경기에 나가 2승5패에 방어율 6점대. 교체용병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행보였다. 설상가상으로 팔꿈치 통증이 겹쳤고 결국 2군행 버스를 탔다.

이후 무려 한 달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9월 1일 확대엔트리 때도 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그러나 3일 이천 경찰청전에서 선발로 나서 2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합격점을 받더니 6일 다시 1군 그라운드를 밟았다. 실전등판도 신속했다.

콜업된 바로 그날 잠실 LG전에, 그것도 3-1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8회 1사 1·2루의 위기상황에 투입됐다. 결과는 완벽했다. 1.2이닝을 2탈삼진을 곁들여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km였고 슬라이더도 139km를 기록했다. 특히 이대형을 상대로 직구 4개만 던져 헛스윙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7일에도 그는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이틀 연속 세이브를 올렸다.

김광수 감독대행은 7일 “1게임 던진 것을 가지고 평가하기는 이르지만”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2군에 갔다 왔더니 공끝이 좋아졌다. 직구, 슬라이더 투 피치 스타일의 투수인데 스피드가 있으면서 볼이 묵직하게 들어가는 느낌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이어 “힘으로 밀어붙이는 느낌이 마무리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뒷문을 맡길 의중을 넌지시 내비쳤다.

그러나 마무리라고 확정짓기보다는 “지금 포지션은 계투”라고 못박았다. 어쨌든 ‘미운 오리새끼’였던 페르난도의 백조 날갯짓 덕분에 두산 마운드에 힘이 실렸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