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대표팀, 추석연휴 잊었다…‘땀방울 송골송골’

입력 2011-09-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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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앞둔 올림픽 대표팀이 13일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첫 훈련을 가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오는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오만과 3차 예선 첫 경기를 가진다. 파주|임진환 기자 파주|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홍명보호,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소집주장 홍정호 등 21명 가볍게 몸 풀어“첫 단추 잘 끼울 것” 오만전 필승 다짐
亞최종예선 앞둔 올림픽대표팀 소집 첫날 풍경

청명하고 푸르른 가을 하늘 아래에 올림픽 홍명보호가 다시 뭉쳤다.

이제 예행연습을 겸한 무대의 한 막이 끝났을 뿐, 본격적인 시험대가 기다리고 있다. 홍명보호는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오만과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예선 1차전을 시작으로 머나먼 여정을 떠난다.

선수들 모두가 “첫 단추를 잘 맞추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는 오만전은 무난한 한국의 승리가 예고되지만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추석 연휴도 잊었다. 젊은 태극전사들은 달콤한 휴식을 포기하고, 당초 예정보다 하루 앞당긴 13일 파주NFC에 모였다. 공식 훈련시간(오후 4시30분)이 되자 따갑게 내리쬐던 뙤약볕도 구름 속에 사라져 선선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늘까지도 돕는 홍명보호는 그렇게 당찬 첫 걸음을 떼고 있었다.

○무난하게 첫 발을 뗀 홍명보호

대학팀과 해외파(일본) 등을 제외한 선수들은 주말 열린 K리그 24라운드가 끝난 뒤 전국 각지로 흩어져 짧게나마 한가위의 기분을 만끽하고 파주로 모였다.

오만전 엔트리에 속한 24명 전원이 모이진 못했다.

한국영(쇼난 벨마레), 배천석(빗셀 고베), 정우영(교토 상가) 등 일본파 3명은 예정대로 파주NFC에 도착했지만 조영철(알비렉스 니가타),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김민우(사간도스) 등 나머지 3명은 추후에 합류한다는 통보를 해오면서 21명만이 여장을 풀었다.

올림픽팀의 경우, 성인 대표팀과 달리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관장하는 소집 규정이 없고, 각 국 협회가 정해놓은 로컬 룰에 따르도록 돼 있다.

김민우는 15일, 김보경과 조영철은 주말(17∼18일) J리그 경기까지 소화한 뒤 격전지 창원으로 들어올 계획이라 다소 시간이 촉박한 게 사실이다. 홍 감독도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일본파의 활용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모든 팀들은 흔쾌히 소집에 협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최종예선에 한해 올림픽팀 소집 시기를 경기 5일 전으로 해뒀다. 물론 규정 소집일은 16일이지만 국내 리그의 주중 경기가 없는 터라 홍명보호는 하루라도 빨리 손발을 맞출 수 있게 됐다.

첫 담금질인 것을 감안, 훈련 강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주로 회복 위주의 풀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선수들이 손발을 맞춘 백호구장에서는 간간히 웃음꽃이 피어났지만 분위기는 진지했다. 홍 감독은 “대부분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느낌이 좋다”며 웃었다.

○캡틴을 따르는 캡틴

선수들의 소집 과정에서 에피소드도 있었다. 협회의 대표 차출 조율에 따라 성인 대표팀에 전념하게 된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대신해 올림픽팀 캡틴 완장을 물려받은 홍정호(제주)가 가장 늦게 도착한 것. 소집 시간인 오전 11시를 조금 넘겨 도착한 홍정호는 본의 아니게 ‘지각생’이 됐다. 제주에서 김포로 오는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다 오전 9시20분에 이륙하는 항공편에 몸을 실었지만 지각을 면할 순 없었다.

머쓱한 표정으로 입소한 홍정호는 소집 인터뷰에서 “(박)주영이 형이 주장의 역할에 대해 많이 일깨워줬다. 나도 형처럼 다가가기 편한 주장이 되겠다”고 했다. 그 순간 눈에 띈 건 ‘더 거너스(The Gunners)’ 문구와 대포 그림이 새겨진 홍정호의 티셔츠. 대포는 박주영의 새 둥지가 된 아스널의 고유 문양이고, ’거너스(포병대)‘는 아스널의 닉네임이다.

벌게진 얼굴로 “그냥 우연히 꺼내 입었다”고 했지만 홍정호의 ‘박주영 따라잡기’가 본격 시작됐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파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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