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SK 정대현] 핵잠수함 조기출격…SK 허리 폈다

입력 2011-09-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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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벌’이 뜨자 롯데의 강타선도 숨을 죽였다. 3이닝 3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SK 정대현이 사직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직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3회 깜짝등판 3이닝·41개 공 시즌 최다
롯데 강타선 상대로 무실점 3K 3승째
“실점막는 게 임무…잔여경기 중간계투


SK 이만수 감독대행의 야구는 홈런이 늘어난 때문에 호쾌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어떨 때는 전임 감독보다 더한 변칙을 구사하기도 한다.

21일 사직 롯데전은 그 변칙이 맞아 떨어진 경우에 해당한다.

SK는 21일 선발로 좌완 고효준을 내보냈다. 그러나 고효준이 3회 2실점하는 등 불안감을 노출하자 이 대행은 3회 1사에서 정대현 카드를 빼들었다. 원래 마무리 전문투수인 정대현의 3회 등판은 지극히 이례적인데 이 대행 체제에서는 가끔 나오고 있다. 롯데가 우타라인 위주여서 SK의 자랑인 좌완 불펜라인보다 잠수함 투수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포석이었다.

그리고 이 모험수는 적중해 정대현은 6회 1사까지 3이닝을 4안타 무실점 3삼진으로 막아냈다. 이 사이에 SK 타선은 6회초 안치용∼최동수의 적시타로 3점을 얻어내 역전에 성공했다. 중반 이후 주도권을 잡게 되자 SK는 정대현에 이어서 우완 이재영∼좌완 정우람∼마무리 엄정욱을 올려서 6-2 역전승을 거뒀다. 단독 2위 자리도 하루 만에 되찾았다.

올 시즌 후 FA자격을 얻게 되는 정대현은 시즌 3승(3패)째를 거뒀다. 49경기에 전천후 등판해 15세이브 9홀드를 기록하는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예년처럼 마무리 위주로 보직이 굳어지지 않는 여건 속에서도 제몫을 다해주고 있다.

오키나와 캠프부터 페이스가 워낙 좋았다가 정작 시즌에 들어간 이후 약간의 침체기를 겪기도 했으나 역시 관록에 걸맞게 제 실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정대현은 승리 후 “오늘 김상진 투수코치에게 ‘빨리 나갈 수 있다’라는 언질을 들었다. 그래서 2회부터 준비를 했다. 승리투수가 돼 기분이 좋고, 가장 큰 소득은 좋은 밸런스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데 있다. 잔여경기는 중간투수로서 이기는 경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실점을 막는 것이 내 임무”라고 말했다. 싱커, 커브 위주의 철저한 피칭으로 정대현은 롯데 강타선을 맞아 3이닝을 41구로 끝냈다. 3이닝은 개인 시즌 최다이닝, 최다투구다.

정대현의 입술엔 항상 자국이 있다. 투구를 할 때, 혼신의 힘을 쏟느라 윗니로 입술을 깨문 흔적이다. 그 상처가 선명해질수록 SK 불펜은 더욱 튼튼해진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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